일본이 1990년대 중반에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해결책으로 내놓은 아시아여성기금 사업에서 한국인 피해자 60명이 기금을 수령했다고 기금의 전무이사로 참여한 와다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가 밝혔다.
27일 마이니치 신문 보도에 따르면, 와다 교수는 일본이 1996년부터 2002년까지 3개 국가 1개 지역에 대해 기금 지급 사업을 실시한 결과, 한국인 60명, 대만인 13명, 필리핀인 211명, 네덜란드인 79명에게 기금을 지급했다고 말했다.
2002년 시점에서 한국 정부가 인정한 군위안부 피해자 수는 207명이기에 약 29%의 한국인 피해자가 기금을 수령한 셈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나라별 기금 수령자수가 구체적으로 공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 정부는 1993년 군위안부 강제동원을 인정하고 '사죄와 반성'을 표명한 고노 담화를 발표한 데 이어 무라야마 도미이치 총리 재임 때인 1995년 7월 민간 모금액을 기반으로 아시아여성기금을 만들었다.
일본 나름대로 내 놓은 해결책이었다.
이 기금으로 피해자들에게 1인당 200만엔(약 2,093만원)의 위로금과 의료복지비를 전달하고 총리의 사죄편지를 발송했지만, 한국의 피해자들과 지원 단체로부터 "법적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일본 정부의 책임회피 수단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결국 위로금 수령 거부 운동이 벌어진 한국에서는 다수의 피해자가 위로금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기금이 해산됐다.
이어 군 위안부 배상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주문한 2011년 8월 한국 헌법재판소 판결이 나온 이후 한국 정부는 일본에 해결을 촉구했고, 그에 따라 한국 이명박 정부와 일본 노다 정부 사이에 물밑 교섭이 진행됐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후 2012년 12월 출범한 아베 신조 내각은 '군위안부 문제를 포함해 모든 청구권은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으로 완전히 해결됐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와다 교수는 마이니치와의 인터뷰에서 "역사문제를 둘러싼 대립으로 최악이 된 일한관계를 타개하기 위해 군위안부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안된다"며 "일본 정부가 군위안부 문제의 해결을 시도한 아시아여성기금의 경험을 총괄해 지금 해결을 위해 무엇인가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문제에 대해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