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저녁 서울 강남구 압구정역 3번 출구 인근의 한 제과점에서 발생한 인질극에서 범인이 경찰의 설득을 받고 있다. 송은석기자
서울 압구정동의 한 제과점에서 발생한 인질극이 인명 피해 없이 3시간여 만에 종료됐다. 인질극을 벌인 남성은 경찰에 연행됐다.
2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1일 오후 9시 30분쯤 압구정동의 한 제과점에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한 남성이 흉기를 들고 난동을 피우며 40대로 추정되는 여자 손님 한 명을 인질로 붙잡았다.
이 남성은 머리에 피를 흘린 채 매장 안쪽 구석 소파에 앉아 여성을 인질로 잡고 경찰과 대치했다. 그는 자신의 목에 흉기를 들이대며 자살하겠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투입된 경찰이 남성을 진정시키며 설득한 끝에, 상황 발생 3시간 여 만인 0시 10분쯤 이 남성은 인질을 풀어줬다.
인질로 잡혀있던 여성은 곧바로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인질은 긴 시간 긴장한 탓에 부축을 받아 현장을 떠났으나 다행히 큰 부상은 입지 않았다.
인질범도 얼마 안 돼 경찰에 체포되면서 상황은 종료됐다. 경찰은 이 남성을 구급차에 실어 강남경찰서로 연행했으며 남성은 이마에 10cm 정도의 상처를 입었고 맨발인 상태로 전해졌다.
목격자에 따르면 이 남성은 인질극 발생 3시간 전인, 전날 오후 6시 30분쯤 제과점에 들어와 점원에게 돈을 달라고 했으나 한 차례 거절당했다. 당시 흉기를 들고 있지 않았으나 이미 술에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남성은 정신 이상자로 보이며 망상 때문에 인질극을 벌인 것 같다"며 "구체적인 요구나 목적은 없었다. 인질과는 모르던 관계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