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억류 중이던 호주 선교사 존 쇼트(75)씨가 억류된 지 약 보름만에 석방됐다.
쇼트씨는 3일 오전 평양에서 출발한 북한 고려항공 'JS151'편으로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도착했다.
주중 호주대사관 관계자와 함께 입국 게이트로 나온 그는 특별히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없다', '노 코멘트' 등으로 일관했다.
쇼트씨는 매우 피곤한 기색이었으며 "어디로 가려느냐?"는 질문에는 "쉬러 갈 것"이라고 짧게 답했다.
그는 감정에 북받친 듯 수건을 꺼내 계속 눈물을 닦으며 '가족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없다"며 말을 아꼈다.
쇼트씨는 이동 중에 계속된 취재진의 질문에 "매우 피곤하다"는 반응을 보인 뒤 "감사하다"는 말을 남긴 채 주중 호주대사관이 마련한 차량을 타고 공항을 빠져나갔다.
그는 조만간 귀국길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의 석방은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자국이 억류 중이던 쇼트씨를 추방키로 했다고 보도한 직후에 이뤄졌다.
중앙통신은 이날 오전 관광객으로 입국한 쇼트 씨를 지난달 18일 체포해 조사했다면서 "쇼트는 광명성절(김정일 생일·2월 16일)에 평양의 불교 절간을 참관하는 기회를 이용해 종교선전물을 몰래 뿌렸다"고 억류 이유를 밝혔다.
북한 당국이 억류 보름 만에 쇼트 씨를 추방키로 한 것은 고령인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초에도 관광객으로 방북했다가 '반공화국 적대행위' 혐의로 억류됐던 고령의 미국인 메릴 뉴먼(85) 씨를 42일만에 추방했다.
북한이 종교활동 혐의로 억류됐던 호주 선교사 쇼트 씨를 추방함에 따라 비슷한 혐의로 억류 중인 한국계 미국인 선교사 케네스 배 씨와 한국인 선교사 김정욱 씨의 석방이 곧 이뤄질지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