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자료사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을 지낸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는 새누리당의 야권 통합신당 비난 행태가 '당당하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이 명예교수는 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FM 98.1)에 출연해 "새누리당이 (야권에 대해) 비판을 할 수는 있지만, 새누리당 입장에서 그렇게 당당히 말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새누리당은 지난 2일과 3일 지도부와 대변인이 총동원돼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통합 추진을 '안철수식 새 정치는 결국 야합', '국민을 우롱한 구정치 연합', '진작 예상됐던 저급한 시나리오' 등의 맹비난을 쏟아냈다.
이 명예교수는 "기초선거 정당공천을 없애겠다는 것은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이었는데, 그 공약을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폐기해버렸다. 이런 경우는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공약이라는 게 얼마나 가치가 없기에 원내대표가 말 한마디로 없앨 수 있는지 모르겠다. 그런 점에서 새누리당도 야권을 비판할 수는 있겠지만 당당한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공천 존치의 대안으로 새누리당이 내세운 '상향식 공천'에 대해서는 "기초선거 선거구가 작은 곳은 유권자가 3만 명에 그치는 곳도 있다. 이런 곳은 사실상 상향식 공천을 한다고 해도 (비당원 일반국민보다는) 기존 당원의 역할이 크고, 결국 그 지역을 관장하는 국회의원의 뜻대로 되는 경우가 많다"고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 명예교수는 야권의 신당 창당 추진 의도에 대해서도 냉소적 입장을 보였다. 그는 "안철수 의원의 지지도가 계속 빠지고 공천작업도 지지부진하는 등 거의 한계에 다다른 상태였다. 김한길 대표도 마찬가지였다고 봤다"며 "이런 상태에서 생각보다는 빨리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기초선거 무공천에서 새 정치로의 변화 가능성을 봤다'던 안 의원의 발언에 대해서는 "자기 합리화를 하려니까 그렇게 말한 것이다. 안 의원이 민주당과 합칠 수 있는 명분을 공천폐지에서 찾은 것일 뿐"이라고 평가절하했다.
하지만 이 명예교수는 야권 통합신당이 일정한 파괴력을 가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선거에서는 역동성을 갖고 뉴스를 많이 생산하는 곳이 유리하다. 언론의 초점이 이들에게 맞으면서, (투표를) 유보했던 지지자들이 투표장에 나갈 동기를 얻게 된다"며 "두고봐야겠지만 무기력했던 민주당에서도 김한길 지도체제에 비해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새누리당의 중진 차출론에 대해서는 "광역선거는 치러본 사람이 나가야 한다"면서 수긍하는 입장을 보였다.
이 명예교수는 "이명박정권 때 청와대 수석을 경남도지사 선거에 내보냈는데, 무소속 김두관 후보에게 맥없이 져버렸다"며 "선거를 많이 겪어본 사람이 유권자가 무서운 줄도 알고 선거도 잘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