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출간된 교황 프란치스코의 첫 권고문 '복음의 기쁨' 한국어판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4일 한국천주교주교회의에 따르면 지난 2월 15일 나온 '복음의 기쁨'은 이미 출고도 되기 전에 초판 5천 부의 예약판매가 완료됐다. 이후에도 주문이 쇄도해 발행 2주 만인 2월 말 현재 2만 부의 주문량을 기록했다.
독자 대부분이 성직자와 수도자, 신학 연구자인 교황 문헌의 특성상 기존 문헌의 평균 판매량이 3천∼4천 부에 그쳤던 점을 감안하면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라고 주교회의는 설명했다.
'복음의 기쁨'은 지난해 11월 24일 세계 가톨릭교회가 함께 한 '신앙의 해'를 폐막하며 발표한 교황 프란치스코의 첫 권고문이다. 복음 선포의 무대인 현대 세계의 경향과 도전 과제, 복음 선포의 원리와 방법에 대한 제안, 복음화의 사회적 차원에 대한 고찰을 다룬다.
이 책에서 교황은 수도회 장상(대표자), 본당 신부, 영성 지도자, 교구장 주교직을 두루 거친 '사목의 달인'답게 오랜 경험에서 우러난 복음화에 대한 식견을 쉬운 문장과 편안한 문체로 전달한다.
교황은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배타적인 엘리트 집단을 만들라고 하지 않으셨다. 강론자에게 가장 큰 위험은 자기만의 언어에 너무 익숙해져 다른 모든 사람이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사용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라며 사제들의 폐쇄성을 경고한다.
또 "역사의 모든 시기마다 인간적 나약함, 자기도취, 안주하려는 이기심, 우리 모두를 위협하는 탐욕이 있었다"며 "오늘날 모든 것이 더 힘들다고 말하지 말고 우리에 앞서 시대의 어려움에 맞서 싸운 성인들에게서 배우자"고 호소했다.{RELNEWS:right}
교황은 "예수께서는 우리가 다른 이들의 고통을 어루만져 주기를 바란다. 다른 이들에게서 도망치고 숨고, 나누는 것도 주는 것도 거부하고 자신의 안위에 갇혀 있다면 그 누구도 더 잘 살지 못한다. 이런 삶은 서서히 이뤄지는 자살행위에 지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천주교계 서점인 바오로딸 관계자는 "'복음의 기쁨'은 발행 전부터 문의가 많았고 천주교 신부들은 물론 개신교와 성공회 성직자들도 많이 찾는다"며 "교황 문헌이 딱딱하고 일상과 동떨어진 책이라는 고정관념이 있었는데 '복음의 기쁨'은 자신들의 삶과 연결된다고 독자들이 느끼는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