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친러 성향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장악한 이후, 크림반도 이외 지역에서 시위대 간 충돌로 첫 사망자 발생했다.
우크라이나 보건부는 “동부 도네츠크에서 13일(현지시간) 친러시아 시위대와 반러시아 시위대가 충돌해 22세 청년 한 명이 숨지고 16명이 부상했으며, 이 청년은 친러 시위대의 공격으로 흉기에 찔려 숨졌다”고 밝혔다.
친러 성향의 도네츠크는 실각한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대통령의 지지 기반이었다.
이날 반러 시위대 1천명이 러시아의 크림반도 장악을 규탄하며 행진하자, 친러 시위대 2천명이 경찰 저지선을 뚫고 들어와 공격했다고 보건부는 말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지난해 11월 친러 야누코비치 정권이 러시아의 압력을 받아 유럽연합과 추진하던 경제 협상을 중단하면서 촉발된 3개월간의 반정부 시위로 99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이날 상원 위원회에 출석해 “러시아가 크림 반도를 합병한다면 즉시 중대 조치를 하겠다”고 경고했다.
케리 장관은 “오는 16일 크림 반도에서 실시되는 주민투표에서 러시아로의 귀속 결정이 내려지면 미국과 유럽연합은 바로 대응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케리 장관은 14일 영국 런던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만나 우크라이나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도 “러시아가 크림 반도 합병과 우크라이나 주권 훼손 시도를 계속한다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르세니 야체뉵 우크라이나 총리는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에 참석해, ‘부다페스트 양해각서’를 언급하며 “이번 사태가 평화적으로 해결되지 않으면 세계적인 핵무기 비확산이 위태로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RELNEWS:right}
지난 1994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미국, 영국 간에 체결된 ‘부다페스트 양해각서’는 우크라이나가 보유 핵무기를 포기하는 대가로 각서 서명국들이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안보, 영토적 통일성을 보장해 주기로 약속한 협정이다.
비탈리 추르킨 유엔주재 러시아 대사는 “러시아와 러시아 국민도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