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납치된 일본인 요코타 메구미(실종 당시 13세)의 부모가 외손녀 김은경(26) 씨와 만난 자리에서 메구미의 행방에 대해서는 질문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교도통신이 17일 보도했다.
메구미의 아버지 시게루(滋·81)씨와 어머니 사키에(早紀江·78)씨는 이날 가나가와(神奈川)현 가와사키(川崎)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0∼14일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이뤄진 메구미의 딸 김은경(26·가명 김혜경)과의 만남에 대해 말했다.
이들은 외손녀와 만나는 동안 납북된 딸 메구미가 어떻게 됐는지에 대해 따로 묻지 않았다고 전했다.
시게루 씨는 "(외손녀 김은경이) 그 부분에 대해 말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어머니 사기에 씨는 비록 딸 메구미가 어떻게 됐는지 여전히 불분명하지만 "지금까지 그래 왔던 것처럼 살아있다고 믿겠다"고 말했다.
사기에 씨는 또한 외손녀 김은경 씨와의 만남에 대해 "오래 바랐던 소원이 이뤄져서 기쁘다", "우리가 아직 건강할 때 손녀를 만나고 싶었다", "김은경이 메구미가 어렸을 때 모습을 닮았다"는 등의 말도 했다.
상봉 장소에는 김은경 씨 외에도 그의 남편과 지난해 5월 태어난 딸도 함께 자리했다고 요코타 씨 부부는 덧붙였다.
이들은 또 김은경 씨와 남편이 김일성 종합대학 컴퓨터학과를 졸업한 선후배 사이라고 설명했다. 메구미의 남편인 한국인 납북자 김영남(52) 씨는 면회에 동석하지 않았다.
일본 언론은 요코타 씨 부부가 10일 울란바토르에 입국해 당일 밤에 잠시 면회하고 11∼13일 양측 통역 1명씩을 동행한 상태에서 김은경 씨 부부와 이들의 딸까지 7명이 함께 시간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지난 14일 김은경 씨가 요코타 씨 부부를 배웅하면서 면회가 종결됐다.
1964년생으로 생존해 있다면 올해 49세인 요코타 메구미 씨는 만 13세 때인 1977년 니가타(新潟)현에서 귀갓길에 북한에 납치됐다. 일본인 납북 피해자 중 가장 어린 나이에 납북된 까닭에 일본인 납북자의 상징적인 존재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