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가 켕기는 게 있니?' 소치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에서 석연찮은 판정 속에 김연아를 제치고 금메달을 차지한 러시아 소트니코바(오른쪽)가 끝내 일본 사이타마 세계선수권대회 불참을 결정했다. 사진은 올림픽 당시 시상식 모습.(자료사진=대한체육회)
'논란의 금메달리스트'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8, 러시아)의 세계선수권대회 불참이 결국 공식 발표됐다.
러시아 피겨스케이팅연맹은 17일(현지 시각) 홈페이지를 통해 소트니코바가 오는 24∼30일 일본 사이타마 201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에 출전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ISU 홈페이지 출전 명단 대로 율리아 리프니츠카야(16)와 안나 포고릴라야(16)가 나선다.
이번 불참은 소치올림픽 판정 논란을 의식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개최국의 이점으로 우승했다는 지적이 일었던 만큼 일본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소트니코바의 진짜 실력이 드러날까 우려해 논란을 원천 차단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소트니코바는 소치올림픽 여자 싱글에서 석연찮은 판정 속에 김연아(24)를 제치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특히 프리스케이팅에서 한 차례 점프 실수에도 역대 두 번째로 높은 149.95점을 받아 완벽한 연기를 펼친 김연아를 5점 이상 앞섰다.
미국 NBC와 프랑스 레퀴프 등 해외 유수 언론들은 소트니코바가 개최국의 이점을 업고 정상에 올랐다며 판정의 문제점을 제기했다. 전 세계적으로 재심사 청원 움직임이 일기도 했다.
이에 부담을 느낀 러시아연맹은 일단 세계선수권 출전 명단에 올림픽 챔피언 소트니코바를 후보 선수로 등록해놨다. 이런 가운데 소트니코바는 최근 자신의 SNS에 4월1일 러시아 아이스쇼 참가를 알리면서 세계선수권 불참은 기정사실화됐다. 몸은 성하다는 뜻이다.
러시아는 또 소트니코바와 같은 아이스쇼에서 공연할 예정인 소치올림픽 페어스케이팅 금메달리스트 타티야나 볼로소자르-막심 트란코프도 세계선수권에 나서지 않을 예정이다. 이들은 오는 5월 김연아의 아이스쇼에도 출전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들은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우승과 이전까지 두 차례 준우승, 2012년 그랑프리 파이널 금메달을 따낸 실력파다. 올림픽 제패로 정상을 확인한 이후 아이스쇼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A급 대회 우승이 한번도 없다가 올림픽에서 깜짝 금메달을 딴 소트니코바와는 다른 의미의 세계선수권 불참인 것이다. 아직 실력도 덜 검증된 상황에서 세계선수권을 제쳐두고 이이스쇼에 나서는 소트니코바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 셈이다.
김연아는 지난 2010년 역대 최고점으로 밴쿠버올림픽 금메달을 따낸 이후 훈련 부족에도 세계선수권에 출전해 은메달을 따냈다. 올해 세계선수권은 '고령의' 소치올림픽 동메달리스트 카롤리나 코스트너(27, 이탈리아), 아사다 마오(24, 일본) 등 상위 랭커들이 대부분 출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