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진 (송은석기자)
1조8000억 원을 부당대출 받은 KT 자회사 사기 대출 사건에 금융감독원 간부가 깊숙히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시장 질서를 바로잡아야 할 정부 당국자까지 수억 원 어치의 향응과 뇌물을 받아챙기고 불법 대출을 눈감아 준 것으로 밝혀지면서 후폭풍이 만만찮을 것으로 전망된다.
경찰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 소속 김 모 팀장은 지난 1월 금감원이 KT ENS 협력회사들을 상대로 허위 매출채권을 이용한 불법 대출 조사에 들어가자 NS쏘울 전 모 대표 등에게 이를 알려줘 해외 도피를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금감원 자체 조사 결과 김 팀장은 대출 사기사건의 주범인 전 씨 등으로부터 해외 골프 접대는 물론 수억 원에 이르는 이권까지 받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KT ENS 대출 사기는 KT ENS 협력업체 대표인 전씨 등이 KT ENS 김 모 부장 등과 짜고 가짜 서류를 작성해 1조8000여억원을 빌린 뒤 3000여억원을 갚지 않고 착복한 사건이다.
금감원은 김 팀장을 직위 해제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김 팀장에 대한 비위 혐의를 조사 중인 경찰은 김 팀장 말고도 금감원 내에서 이번 사기대출에 개입한 윗선이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서울지방경찰청 수사과는 휴대폰 등을 납품한 사실이 없는데도 세금계산서와 발주서, 물품납품확인서 등을 위조해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로 1조8000억원을 부당 대출받은 KT ENS 김 모 부장과 협력업체 대표 등 16명을 붙잡았다.
이들은 2008년부터 올해 1월까지 하나은행 등 16개 금융기과으로부터 총 463회에 걸쳐 1조8335억원을 부당대출 받고 이 가운데 2894억원을 상환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주도했다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해외로 도주한 전 씨 등을 인터폴에 적색 수배하고 검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