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 설치된 tv를 통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선고가 생중계 되고 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의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고 무기징역형을 선고했다. 박종민 기자'내란수괴 혐의'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1심 무기징역이 선고되던 날, 더불어민주당 안에서 이례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일부 인사들이 선고 직후 '단죄', '응징', '법치' 등 법원 판결을 환영한다는 취지로 메시지를 냈다가, 뒤늦게 부랴부랴 삭제하거나 수정한 것이다.
이유는 간단했다. "사형해야 한다"는 강성 당원들의 눈치를 본 것이다. 수정 전 게시글들은 이미 박제돼 민주당 지지층이 주로 이용하는 커뮤니티에서 조리돌림을 당하고 있었다.
바뀐 메시지는 법원의 감형 사유를 비판하며 사형을 촉구하는 내용으로 채워졌다. '사법부 판결 존중'이란 지극히 상식적인 메시지가 당원들 눈치에 정반대로 수정되는 촌극이 벌어진 셈이다.
무기징역 판결엔 응당 이견이 있을 수 있다. 문제는 원칙이 강성 여론 앞에 흔들린다는 점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한 술 더 뜨고 있다. 강성 여론에 기름을 끼얹는다.
정청래 대표는 윤 전 대통령 선고 직후 "지귀연 판사의 세상 물정 모르고 국민 정서도 모르는 철딱서니 없는 판결"이라며 재판부를 공개 비판했다.
무기징역을 "법정 최저형"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내란수괴 법정형은 사형,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가 전부로, 모두 중형임에도 가벼운 형을 줬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민주당의 태도 변화도 두드러진다. 애초 민주당은 재판 내내 재판부가 '공소 기각' 또는 '무죄'를 내릴 수도 있다며 지지층의 불안과 분노를 증폭시켜왔다.
그리고 이를 동력 삼아 조희대 대법원장을 흔들었고, 내란전담재판부법 등을 통과시켰다. 판사를 처벌할 수 있는 법왜곡죄를 본회의 문턱까지 끌어올리기도 했다.
그런데 막상 무기징역이 선고되니, 이제는 돌연 '법정 최저형'이라며 날을 세우고 있다. 실제 선고의 스펙트럼은 공소기각이나 무죄까지 가능한데도, 애써 무시하면서 말이다.
강성 지지층은 늘 존재하고 어느 진영이든 예외는 없다. 문제는 정치가 이를 어떻게 다루느냐다. '지지층의 분노를 이해한다'는 공감을 넘어, 동조가 되면 위험하다.
특히 '사형'과 같은 극단적 외침이 쉽게 '구호'로 소비되기 시작한다면 위험은 현실이 될 수 있다. '제거' 정치의 끝판이었던 윤석열의 계엄이 그러했고, 서부지법 폭동 사태가 그러했다.
물론 "윤석열 사형"을 외치는 이들이 단순 강성 여론만은 아닐 테다. '다수의 당심이 그러한데 이를 따르는 게 왜 문제인가'라고 항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정치인의 언어는 일반 시민의 언어와는 무게가 다르다. 극단을 제어할 책임이 있다. 당원만이 아닌 국민 전체를 대표해야 할 국회의원이라면 더욱 그렇다. 브레이크가 보이지 않아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