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년 만에 가슴에 맺힌 한을 풀었습니다. 죽어도 여한이 없네요"
가정사로 인해 출산하자마자 딸과 헤어진 70대 노모가 42년 만에 딸과 만나 주위를 뭉클하게 하고 있다.
지난 1972년 어느 날, 청주에 사는 A씨가 세상에서 가장 귀중한 선물인 딸 B씨를 출산했다.
그러나 미처 탯줄을 끊기도 전에 A씨는 B씨와 생이별을 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이후 A씨는 매순간 B씨를 머릿속에 그리며 홀로 70여년을 살아왔다.
딸을 만나려는 노력을 게을리 한 것도 아니었다.
가물가물한 기억을 끄집어내며 예전 집도 찾아가보고, 수소문 끝에 이사한 주거지까지 전부 방문해봤다.
그러나 가족관계로 등록돼 있지 않았던데다 이름조차 알 길이 없어 경찰과 동사무소마저 A씨를 외면했다.
그러던 중 지난해 7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A씨는 청주 흥덕경찰서의 문을 두드렸다.
여태껏 수집했던 자료를 들고 무조건 도와달라고 매달렸다.
어머니의 간절함을 차마 거절할 수 없었던 경찰은 '일단 부딪혀보자'라는 심정으로 B씨를 찾는 데 전력을 쏟았다.
일주일 만에 B씨의 아버지를 특정하는 데 성공했지만 거주불명 상태로 확인되면서 난항을 겪었다.
휴대전화 번호는 물론, 수사기록 등 조회가능한 정보가 나타나지 않다가 올해 2월 초 B씨의 남편으로 추정되는 사람을 찾아내면서 수색에 가속도가 붙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