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의 소속팀 LA 다저스가 이기고도 활짝 웃지 못했다. (자료사진)
이기긴 이겼다. 하지만 과정을 살펴보면 LA 다저스가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기록된 실책은 1개. 하지만 기록되지 않는 실책이 연거푸 나왔기 때문이다.
다저스는 23일(한국시간) 호주 시드니의 시드니 크리켓 그라운드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메이저리그 개막 2연전 두 번째 경기에서 선발 류현진의 호투를 앞세워 7-5로 승리했다. 이로써 다저스는 호주 개막 2연전을 모두 휩쓸었다.
하지만 과정은 썩 매끄럽지 못했다. 더 많은 점수 차로, 더 쉽게 이길 수 있었던 경기였지만, 연이은 실수로 인해 아쉬움이 남았다.
먼저 무리한 주루플레이로 점수를 더 내지 못했다.
1회초 2사 1, 2루에서 안드레 이디어가 우중간에 떨어지는 안타를 친 뒤 2루까지 내달리다 아웃됐다. 또 3회초 무사 2, 3루에서는 야시엘 푸이그가 좌전안타를 때렸지만, 무리하게 2루로 뛰다 수비에 걸렸다.
특히 푸이그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무리한 주루플레이로 찬스를 날렸다. 이미 한 차례 주루사를 당한 푸이그는 6회초 1사 1, 2루에서 애리조나 포수 미겔 몬테로가 공을 흘린 사이 3루로 뛰었지만, 아웃됐다. 이날 푸이그의 주루사만 두 개였다.
내야진도 실수를 연발했다. 특히 2루수가 마크 엘리스에서 디 고든으로 바뀐 키스톤 콤비에서 실수가 나왔다.
4회말 선두타자 폴 골드슈미트의 타구를 2루수 고든이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고, 1사 1루에서 몬테로의 병살타성 타구를 유격수 핸리 라미레즈와 2루수 고든의 호흡이 맞지 않아 주자와 타자를 모두 살려줬다. 라미레즈가 2루 커버를 들어온 고든에게 토스하지 않고, 직접 베이스를 밟으려다 벌어진 일이다.
다행히 류현진이 마크 트럼보를 우익수 플라이, 헤라르도 파라를 삼진으로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여기에 올해 강해졌다는 평가를 받는 불펜도 흔들렸다. 네 번째 투수 제이미 라이트가 8회 아웃카운트 하나만 잡은 채 볼넷 1개, 피안타 2개로 1점을 내줬고, 9회에는 호세 도밍게스가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을 동안 볼넷 2개와 적시타를 맞고 2점을 더 줬다.
끝이 아니었다. 다저스는 9회말 1사 후 선발 요원 폴 마홀름을 투입해 아웃카운트 하나를 추가했지만, 마무리 캔리 젠슨마저 무너졌다. 젠슨은 2사 1루에서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트럼보에게 홈런을 얻어맞고 2점을 허용했다.
무리한 주루플레이이 수비 실책, 그리고 흔들린 불펜까지. 이기고도 활짝 웃지 못한 다저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