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김시진 감독(왼쪽)과 한화 김응용 감독이 개막전 선발 공개를 놓고 밀당을 펼쳤다. (윤성호 기자)
"그럼 누가 좋겠어요?"
개막전(29일)에서 맞붙는 롯데 김시진 감독과 한화 김응용 감독이 미디어데이에서부터 밀당을 펼쳤다. 나머지 감독들은 거리낌 없이 개막전 선발을 공개했지만, 김시진, 김응용 두 감독은 개막전 선발을 비밀에 부쳤다.
먼저 김시진 감독은 24일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개막전 선발에 대해 묻자 "29일에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사실 롯데는 올해 선발진이 강력한 팀 중 하나다. 외국인 투수 쉐인 유먼, 크리스 옥스프링과 재계약했고, 송승준도 건재하다. 여기에 좌완 에이스였던 장원준이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왔다. 누가 나와도 이상할 것이 없는 상황. 그럼에도 김시진 감독은 개막전 선발을 공개하지 않았다.
김시진 감독이 개막전 선발을 공개하지 않자 김응용 감독도 말을 아꼈다.
FA 정근우와 이용규를 데려온 한화는 선발진에 특별한 보강이 없었다. 오히려 개막전 선발을 감춰야 할 팀은 한화다.
김응용 감독은 "선발을 밝히려고 했는데 김시진 감독이 안 밝혀서 예의상 내가 발표할 수 없다"고 말한 뒤 '궁금하다'는 말이 쏟아지자 "꼭 밝혀야 하겠습니까. 그럼 누가 좋겠어요"라고 답해 폭소를 자아냈다.
대선배가 살짝 곤경(?)에 빠지자 결국 김시진 감독이 다시 마이크를 잡았다.
하지만 김시진 감독은 "죄송하다. 시범경기 꼴찌였다"고 말하면서 끝내 개막전 선발을 공개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