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용이 삼성으로 돌아왔다. (자료사진=삼성 라이온즈)
"잘 즐기고 돌아왔습니다."
임창용(38)이 드디어 삼성으로 돌아왔다. 2007년 12월4일 삼성을 떠난 뒤 일본프로야구, 메이저리그를 거쳐 정확히 2,304일 만의 컴백이다.
임창용은 27일 경산볼파크에서 열린 입단 기자회견에서 "지금까지 일본에서도, 미국에서도 정말 많이 배우고 많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한국 복귀를 결정했다"면서 "시카고 컵스로부터 마이너리그행 통보가 와서 방출 요청을 했는데 잘 받아들여졌다"고 복귀 배경을 밝혔다.
일단 목표는 팀 우승, 그리고 마무리로 뛰는 것이다.
삼성은 오승환(한신 타이거즈)이 일본으로 떠난 뒤 마무리 자리가 비었다. 일단 류중일 감독은 지난해 셋업맨으로 활약했던 안지만을 마무리로 내정했지만, 임창용의 가세로 다시 마무리 투수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임창용도 "감독님이 결정하실 문제다. 내가 어떤 보직을 맡고 싶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팀에서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그것을 하겠다"면서도 "물론 목표가 마무리이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는 감독님과 뜻이 잘 맞았으면 좋겠다. 일단 팀에 믿음을 주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마무리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마무리 보직에 대한 욕심은 당연하다. 임창용은 한국을 대표하는 마무리다. 한국에서 168세이브를 올렸고, 일본에서 128세이브를 기록했다. 한일 통산 300세이브까지 단 4개의 세이브만 남았다. KIA 선동열 감독도 이루지 못한 기록이다. 여기에 삼성의 통합 4연패까지 이룬다면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셈이다.
임창용은 "정해놓은 목표는 없지만 삼성이 4연패를 하도록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 후배들에게 내가 경험했던 것을 많이 가르쳐주고 싶다"면서 "300세이브는 크게 신경 안 썼는데 이제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고 웃었다.
한국을 떠나있은 지 어느덧 7년. 이제는 박병호(넥센)를 비롯해 예전에 붙어보지 못한 타자들과 승부해야 한다.
임창용은 "특별히 걱정되는 것은 없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 내가 모르는 타자들도 정말 많다. 새롭게 다시 상대해 나가겠다"면서 "자신은 있는데 한국 야구도 많이 좋아졌다. 한국 타자들 수준도 메이저리그나 일본에 견줄 만 하다. 그래서 부딪혀 봐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일단 개막전 합류는 어렵다. 방출과 이적 문제로 잠시 운동을 쉬었기 때문이다. 열흘 정도 몸을 만든 뒤 완벽한 컨디션으로 1군에 합류할 예정이다.
임창용은 "개막전에 맞추기는 힘들 것 같다. 감독님과 통화를 했는데 열흘 정도 시간을 달라고 요청했다. 몸을 확실히 만든 다음 나오겠다"면서 "몸상태는 좋다. 방출과 함께 5일 정도 쉬었는데 다시 몸을 만들 시간이 조금 필요했다. 천천히 준비해서 100%를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임창용의 가세와 함께 삼성은 1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임창용은 "많이 부담된다. 1강이면 우승 못 하면 안 된다. 팀에 보탬이 돼 정말 1강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올해 목표는 세이브를 많이 하는 것도 좋겠지만, 팀이 4연패를 했으면 좋겠다"면서 "잘 즐기고 삼성에 돌아왔다. 최대한 좋은 모습을 보여주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