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님, 제 코도 석자인데요' 선동열 KIA 감독이 29일 삼성과 프로야구 개막전에 앞서 더그아웃에서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이날 롯데와 사직 개막전이 우천으로 취소돼 8연전을 치르게 된 한화 김응용 감독.(대구=KIA 타이거즈, 자료사진=윤성호 기자)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공식 개막전이 열린 29일 대구구장. 경기 전 선동열 KIA 감독은 더그아웃에서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누다 사직 한화-롯데의 경기가 비로 취소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에 선 감독은 "롯데는 괜찮겠지만 한화는 걱정이 좀 된다"면서 스승인 김응용 감독에 대해 "머리가 좀 아프시겠다"고 말했다. 한화는 30일부터 8연전의 강행군을 소화해야 하는 까닭이다.
올 시즌부터 주말 우천 취소 경기는 다음 월요일에 편성돼 한화-롯데는 이날 연기된 경기를 31일 치르게 된다. 이후 롯데는 주중 3연전을 쉬지만 한화는 삼성과 홈, SK와 원정 3연전을 잇따라 치러야 한다.
휴식 없는 일정이다. 부산-대전-인천을 오가야 하는 이동 거리도 만만치 않다. 특히 야간 경기 후 곧바로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투수진이 약한 한화로서는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선 감독은 "롯데나 삼성처럼 선발진이 안정된 팀은 괜찮지만 한화는 아직 그렇지 못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대구 역시 비가 살짝 내리고 있었다. 오후 빗방울이 굵어질 수 있다는 예보도 있는 상황. 이에 선 감독은 우천 취소는 절대 안 된다는 강한 어조로 "여기는 무슨 일이 있어도 5회 이상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IA 역시 김진우의 부상으로 선발진에 공백이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선 감독은 "김진우는 잘 걷지도 못하고 있다. 한 달 이상은 있어야 복귀할 수 있다"고 한숨을 쉬었다. 김진우는 지난 8일 삼성과 시범 경기에서 왼 무릎 안쪽 정강이를 타구에 맞았다.
이어 취재진이 박성호, 신창호 등 새로운 이름이 들어간 개막 엔트리를 보며 "정말 투수들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선 감독은 웃으며 고개를 돌리면서 "이제 들어가봐야겠다"면서 라커룸으로 향했다. 누구를 걱정할 처지가 아닌 선 감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