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지고 싶다," 한신의 전력이 흔들리면서 오승환의 등판 기회 자체가 없다. (황진환 기자)
오승환(32)은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에 입단하면서 "개인 타이틀도 욕심을 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일본에서 최고 마무리로 활약했던 KIA 선동열 감독도 "오승환의 구위라면 30세이브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런데 문제는 따로 있었다. 오승환의 등판 기회가 과연 몇 차례나 있을까다.
한신은 지난달 28일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개막전을 시작으로 4경기를 치렀다. 결과는 1승3패. 유일한 승리가 바로 29일 요미우리전에서 오승환이 지켜낸 승리다. 나머지 경기는 오승환이 몸을 풀 필요도 없이 무기력하게 끝났다.
물론 4경기로 속단할 수는 없지만, 경기 내용을 살펴보면 올해 오승환이 마운드에 오를 기회 자체가 적을 가능성이 크다. 물론 컨디션 조절을 위해 승패에 관계 없이 마운드에 오를 수는 있다. 하지만 팀이 리드한 9회 마운드에 올라 150km 돌직구를 뿌리기는 커녕 불펜에서 망부석처럼 기다리는 오승환을 볼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한신이 치른 4경기를 돌아보면 무려 37점을 내줬다. 팀 평균자책점은 9.79다. 센트럴리그와 퍼시픽리그를 통틀어 최하위다. 패한 3경기에서는 모두 10점 이상을 헌납했다.
지난해와 확연히 다를 모습이다. 한신은 지난해 팀 평균자책점 3.07로 12개 구단 중 가장 낮았다. 불펜에서 후쿠하라 시노부, 안도 유야, 가토 고우스케가 잘 버텨줬다. 여기에 오승환까지 가세하면서 투수 왕국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불펜이 흔들리면서 오승환으로 바통이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방망이가 뜨거운 것도 아니다. 4경기에서 12점 밖에 못 뽑았다. 특히 1일 요미우리전에서는 단 3안타에 그쳤다. 교세라돔에서 열린 홈 개막전을 찾은 팬들이 야유를 쏟아낼 정도로 무기력했다.
게다가 주전 2루수 니시오카 스요시가 지난달 30일 후쿠도메 고스케와 부딪혀 늑골 골절을 당해 전력에서 이탈했다. 최소 3개월 동안은 경기에 나설 수 없다. 이래저래 힘든 한신에게는 그야말로 최악의 소식이다.
일단 한신은 2일 요미우리전에 신인 이와사키 유를 선발로 낸다. 과연 오승환에게까지 공이 건네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