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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

    뛰는 김종규 위에 힘 센 함지훈

    챔피언결정전 1차전서 불꽃튀는 대결…모비스 함지훈의 판정승

    프로농구 울산 모비스의 함지훈(사진 오른쪽)과 창원 LG의 신인 빅맨 김종규 (사진/KBL 제공)

     

    창원 LG의 신인 김종규는 프로농구 무대에 데뷔해 울산 모비스의 함지훈과 처음 맞대결을 펼친 날 판정패를 당했다. 함지훈의 활약은 눈부셨고 승리도 모비스의 몫이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함지훈과 함께 자리한 양동근이 재미있는 말을 했다.

    양동근은 함지훈의 포스트업 능력에 관련해 "상대팀에 엉덩이가 큰 파워포워드가 있느냐 없느냐, 지훈이의 힘을 버틸 수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다"라며 "종규는 (힙)이 업 되어있다"며 웃었다. 김종규가 힘으로 함지훈과 맞서기에는 버겁다는 뜻이다.

    선배의 칭찬(?)에 함지훈은 "그래도 종규는 너무 높아서 부담된다"고 나지막이 속삭였다.

    둘의 장점은 극명하게 엇갈린다. 함지훈은 강력한 파워를 갖췄고 외곽슛도 던질 수 있다. 패스 능력은 동 포지션에서 단연 압도적이다. 반면, 김종규는 함지훈에 비해 경험과 힘이 부족하다. 하지만 하늘을 가르는 어마어마한 탄력을 가졌다.

    2일 오후 창원 스포츠파크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두 팀의 챔피언결정전 1차전.

    김종규는 만만치 않은 상대를 맞이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챔피언결정전 무대에 임했다. 함지훈의 포스트업 공격을 자세히 분석해 마인드컨트롤을 했다. 하지만 여의치 않았다. 함지훈은 경기 초반 골밑에서 특유의 여유있는 동작과 표정으로 김종규를 무너뜨렸다.

    함지훈은 1쿼터에서 팀내 가장 많은 6점을 넣었다. 모비스는 24-11로 크게 앞서갔다.

    2쿼터에서는는 김종규의 반격이 펼쳐졌다. 김종규는 1대1 공격력이 떨어진다. 대신 기동력으로 승부를 걸었다.

    김종규는 팀이 13점차로 뒤진 2쿼터 중반 속공으로 점수를 올렸다. 김종규는 속공에서 가드와 함께 달려줄 수 있는 몇 안되는 빅맨이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2쿼터 막판에 나왔다. 가드 이지원을 상대로 포스트업을 하는 문태종을 견제하러 자신의 마크맨 함지훈이 발을 떼자마자 김종규가 움직였다. 절묘한 골밑 쇄도로 문태종이 패스를 건넬 공간을 만들었다.

    김종규는 레이업을 시도하다 상대 반칙을 이끌어냈다.

    자신을 막는 수비수가 다른 데에 시선을 두고 움직이는 찰나가 기회다. 그 때 빈 공간을 파고들면 좋은 득점 기회가 나온다. 다수의 지도자들이 강조하는 내용이지만 정작 실전으로 옮기기가 쉽지 않다. 김종규가 자신의 장점인 기동력에 집중력을 더한 장면이었다.

    결과적으로 함지훈이 더 눈부신 경기를 펼쳤다. 김종규는 후반 들어 이렇다 할 장면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반면, 함지훈은 무리를 하지 않으면서도 차곡차곡 점수를 쌓아갔다.

    모비스가 1점차로 앞선 4쿼터 종료 2분23초 전, 함지훈이 공격제한시간에 쫓겨 던진 중거리슛이 림을 갈랐다. 함지훈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반면, 김종규는 3점차로 뒤진 4쿼터 막판 왼쪽 베이스라인에서 완벽한 오픈 기회를 맞았다. 김종규는 중거리슛을 던지지 않고 그대로 골밑을 향해 돌진했다. 하지만 김종규의 덩크 시도는 로드 벤슨의 블록에 가로막혔다.

    함지훈은 18점을 기록했다. 특이하게도 단 1개의 리바운드도 잡아내지 못했다. 대신 6개의 어시스트를 올렸다. 함지훈은 함지훈다운 농구를 했다. 모비스도 이겼다. LG를 77-74로 누르고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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