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사투리
''무사경 빠르꽈, 서둘지맙써(왜 그렇게 빠릅니까. 서두르지 마세요)''
최근 제주 서부관광도로 위험지역 곳곳에 사투리로 쓴 교통안내표지판이 등장했다. 생소한 표지판을 보고 외지 관광객들은 자연스레 속도를 줄인다고 한다. 제주 홍보는 물론 교통사고도 줄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다.
◇사투리의 상품화=촌스럽게 여겨져왔던 사투리가 차별화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자체마다 지역 방언을 활용한 아이디어들을 앞다퉈 내놓는 추세다. 제주항공은 지난 2월 한 달동안 탑승환영과 감사 인사를 제주 사투리로 시험방송해 승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항공사측은 본격적인 방송을 앞두고 전 승무원을 대상으로 사투리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제주에 연고를 둔 프로축구팀 제주유나이티드FC는 경기 전에 ''모다드렁 혼저들 옵서게(모두 모여 빨리 오세요)'' 라는 제목의 응원가를 방송한다. ''여행을 떠나요''를 개사한 이 응원가는 가수 조용필씨가 직접 불렀다.
부산의 대표축제인 자갈치축제의 슬로건은 ''오이소, 보이소, 사이소''이다. 자갈치 시장의 상인들이 손님을 부를때 사용하는 말을 그대로 옮긴 것이다.
강릉 해살이 마을은 매년 피서객을 대상으로 강릉사투리 공연을 무대에 올리고 있다. 목포문화원은 매년 11월 사투리로 단막극을 진행하는 전라도사투리 경연대회를 개최한다.
◇사투리를 지켜라=사투리 보존작업도 활발하다. 전남 강진군은 ''와보랑께 박물관''을 설립했다. 이 박물관에는 전라도 사투리 문장 200여개를 나무토막 등에 새겨 전시해 놓고 있다.
강릉사투리보존회도 사투리 대회를 열어 발표된 내용을 CD에 담아 보존하는 작업을 13년째 계속하고 있다.
토종 방언이 거의 ''외국어'' 수준인 제주도는 각 마을의 사투리를 체계적으로 조사, 1500쪽 분량의 ''제주말 사전''을 2007년말 발간할 예정이다. 제주시는 아예 사투리 구사 기능을 무형 문화유산으로 지정 고시하고 있다.
[BestNocut_R]현재 아래아와 겹발음을 정확하게 구사하는 고봉만씨(73)가 무형 제2호 제주방언 구사 기능인으로 지정돼있다. 국립민속박물관과 국립국어원은 협약을 맺고 제주사투리를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제주도의회 신관홍 문화관광위원장은 "일본 오키나와는 지난해 ''섬 언어의 날'' 조례를 제정했다"며 "신세대에게 제주 사투리를 교육하고 지방정부가 지원할 수 있도록 사투리 보존조례 제정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