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식품 안전성에 대한 관심은 날로 높아지지만 그에 못지 않게 각종 식품 관련 사고도 증가하고 있다.
제조 환경에 대한 정보를 전혀 알 수 없는 일반 소비자들은 식품 겉봉에 표시된 제품 정보에만 자신의 안전을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각종 식품정보 중에서도 유통기한은 소비자들이 식품을 고를 때 가장 주의 깊게 살펴보는 항목.
현재 식품의 유통기한은 제조·판매업체가 자율적으로 표시하고 있어 무엇보다 소비자들이 이를 제대로 읽는 능력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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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기한(shelf life)이란 = 흔히 얘기하는 유통기한은 이 기간까지 섭취할 수 있다는 뜻이 아니라 판매가 가능하다(sell by date)는 뜻이다.
이 기간 동안 제조업체는 제품의 품질이나 안전에 대해 책임을 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유통기한과 비슷한 용어로 ''품질유지기한(best before date)''이 있다. ''적절한 방법으로 보관할 경우, 해당식품 고유의 품질이 유지될 수 있는 기간''이라는 뜻이다.
식품을 섭취(소비)할 수 있는 최종일은 ''소비기한(expiration date or use by date)''이라는 용어를 쓴다.
현재 유통기한 표시는 식품 제조판매업체 자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그러다보니 유통기한 표시가 업체별로 달라 소비자들을 헷갈리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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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기한 어떻게 표시되나 = 기본적으로 연(年), 월(月), 일(日) 순서로 돼 있다. 일반적으로 날짜까지만 표시하면 되지만 도시락류는 시간까지 나타내야 한다.
수입품의 경우 외국의 날짜 표기가 우리나라와 달라 월, 일, 연 순서로 돼 있거나 월은 1월 JAN, 2월 FEB, 3월 MAR, 12월 DEC 식으로 영어 약자를 쓰기도 한다.
유통기한이 서로 다른 제품을 함께 포장한 경우에는 그 중 가장 짧은 유통기한을 기준으로 표시한다.
유통기한을 표시하지 않아도 되는 제품도 있다. 설탕이나 아이스크림, 빙과류, 식용얼음, 껌, 탁주와 약주를 제외한 주류는 유통기한이 없다.
이 때문에 흔히 대형마트나 슈퍼에서 아이스크림을 묶어서 싸게 판매하는 경우가 많은데 소비자들이 이런 상품을 구입할 때는 조심해야 한다.
실제로 최근 소비자원 조사에 따르면 아이스크림 변질로 복통, 구토, 설사 등의 피해를 입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도 최근 아이스크림 유통기한 표시를 의무화하는 쪽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와 같은 대형 유통업체는 보통 유통기한 2개월 전에 물건을 뺀다.
일부 업체는 유통기한이 3∼4개월 남은 상품을 소진하기 위해 파격 세일을 하기도 한다.
또 신선식품의 경우 ''진열기한''을 따로 정해 매장 진열기간을 유통기한보다 2∼3일 단축한다.
최근처럼 더운 날씨가 지속되는 때는 유통기한이 남아도 식품이 상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므로 유통기한이 임박한 제품은 되도록 피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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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식품 유통기한 표시는 = 최근 수입식품이 유통 매장을 차지하는 비중이 꾸준히 늘고 있다.
수입식품도 일상적으로 접촉하게 되면서 수입식품의 유통기한 표시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수입식품은 정보 표시 외국어로 돼 있다 보니 기본적으로 수입원이나 국내 판매원이 한글 라벨을 붙이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그러나 몇 가지 용어만 알아 두면 수입식품 유통기한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제조일을 나타내는 약자는 ''Product''를 뜻하는 P, PRO, PRD와 ''Manufacture''를 의미하는 MFG, M, MANUFACTURING DATE 등이 있다.
유통기한을 나타내는 약자는 ''Expire(만기일)''를 나타내는 E, EXP가 있다.
이 외에도 ''Best before ○○''(약칭 BE, BBE), ''CONSUME BEFORE ○○'', ''Best if used by ○○'', ''Best by ○○'' 등은 모두 ''○○일 이전에 섭취하는 게 좋음'', ''○○일 이전에 섭취하시오''라는 뜻을 갖고 있다.
식약청 관계자는 "유통기한 표시를 확인할 때 한글 표시사항이 없거나 스티커 등을 통해 유통기한을 다시 표시한 경우, 표시가 조잡하거나 글씨체가 다른 경우 등은 변조 또는 위조가 의심되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