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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

    LG 제퍼슨, 결승 1차전 27득점의 '명과 암'

    창원 LG의 공격을 진두지휘한 제퍼슨(사진 가운데)과 문태종 (사진/KBL 제공)

     

    데이본 제퍼슨의 기록은 화려하다. 하지만 100% 순도높은 활약은 아니었다.

    창원 LG의 외국인선수 제퍼슨은 지난 2일 오후 창원에서 열린 울산 모비스와의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친 선수 중 한 명이다.

    양팀 선수들 가운데 가장 많은 27점을 기록했다. 18개의 야투를 던져 11개를 성공시켰다.

    제퍼슨은 2쿼터에 9점을, 3쿼터 때는 10점을 몰아넣었다. LG가 한때 두자리수 점수차로 뒤지던 스코어를 뒤집은 시간이다. 제퍼슨의 역할이 컸다.

    그러나 제퍼슨이 모비스의 정상급 수비수 로드 벤슨의 그물망에서 벗어났다고 보기는 어렵다. 득점의 과정을 살펴보면 그렇다.

    제퍼슨은 벤슨이 뛸 때 13점을, 라틀리프가 뛸 때에는 14점을 올렸다. 숫자만 보면 상대를 가리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제퍼슨이 특유의 개인기를 발휘해 다득점을 올리기는 했다. 대부분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코트에 있을 때 얻은 점수다.

    제퍼슨이 벤슨을 상대로 1대1 공격을 펼쳐 얻은 점수는 27점 중 4점에 불과하다.

    2쿼터 중반 크로스오버 드리블로 골밑 돌파를 한 뒤 벤슨과의 공중 경합을 이겨내고 슛을 성공시켰다. 4쿼터 초반에는 문태종과 2대2 공격을 시도하다 뒤로 빠져 벤슨을 앞에 두고 중거리슛을 넣었다.

    그 뿐이었다.

    나머지는 공 없이 잘 움직여 동료의 어시스트를 받아 기록한 득점, 미스매치가 났을 때 쌓은 득점이다.

    그래도 27점을 기록했다. 평가 절하할 수는 없다. 그러나 4쿼터 승부처에서의 모습은 아쉬움을 남겼다.

    제퍼슨은 4쿼터 중반 이후 1대1 공격을 고집했다. 문태종의 스크린을 받고 공격을 시작하기는 했지만 스크린의 효과는 크지 않았다. 사실상 1대1 공격이었다. 그 때마다 벤슨의 벽에 가로막혔다.

    벤치의 의도와는 다른 방향으로 무리하게 공격을 전개할 때가 많았다.

    LG가 72-71로 쫓긴 4쿼터 종료 3분22초 전, 제퍼슨이 무리하게 공격을 시도하다 벤슨에게 블록을 당했다. 제퍼슨이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서있을 때 모비스는 순식간에 공격 코트로 넘어갔다. 문태영의 속공 득점이 터졌다. 스코어가 뒤집혔다. 제퍼슨은 뒤에서 천천히 뛰어오며 그 장면을 지켜보기만 했다.

    제퍼슨은 1대1에 능한 선수이지만 동료를 활용할 때 득점력의 위력이 배가된다. 모비스는 제퍼슨의 득점력 자체에 주목하지 않는다. 제퍼슨이 문태종과, 팀 동료와 함께 유기적으로 펼치는 공격에 신경을 집중하고 있다.

    유재학 감독은 경기 후 "LG가 제퍼슨과 문태종의 2대2 공격을 1쿼터부터 계속 했다. 잘 안되다가 4쿼터 중요한 시점에서 그게 성공했다. 2차전 때는 그 부분을 더 잘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제퍼슨이 어떤 농구를 할 때 진가가 발휘되는가를 확인할 수 있는 말이다.

    그래도 제퍼슨의 가치는 높다. 제퍼슨이 힘을 낼수록 모비스는 공격력이 좋은 라틀리프보다 수비력이 출중한 벤슨을 중용할 수밖에 없다. 그럴 경우 모비스의 공격이 다소 빡빡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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