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의 자국군 집결에 대한 서방의 우려를 일축하고, 오히려 미국이 흑해 내에서의 군함 주둔과 관련한 국제법을 어기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타르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모스크바를 방문한 카자흐스탄 외무장관 예를란 이드리소프와의 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영토 내에서의 군대 이동은 국제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며 “상황을 확대해석하지 말라”고 지적했다.
그는 “러시아 영토 내에서 러시아군의 이동에 대해서는 어떤 제한도 존재하지 않는다”며 “우리의 서방 파트너들도 법률적 의미에서 이에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인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히려 “미국 군함이 여러 차례 흑해연안국이 아닌 국가 군함들의 흑해 주둔에 관한 ‘몽트뢰 협약’ 을 위반했다”고 비난했다.
1936년 스위스 몽트뢰에서 채택된 이 협약은 비(非)흑해연안국 군함의 흑해 체류 기간을 21일 이하로 정하고 군함 규모도 3만t이 넘지 못하도록 규정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그러나 미국의 어떤 군함이 어떻게 협약을 위반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러시아의 크림합병이 진행되던 지난달 8천t급 미국 핵추진 순양함 ‘트럭스턴’(USS Truxtun)함이 흑해에 머물며 불가리아, 루마니아 군함들과 합동훈련을 벌이다 지난달 23일 흑해를 떠났다. 미국은 트럭스턴함 대신 다른 군함을 흑해로 파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 NBC 방송은 지중해에 머물고 있는 순양함 ‘도널드 쿡’(Donald Cook)이 흑해로 이동할 것이라고 보도했으며, 군함은 다음 주 흑해에 도착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