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음. (사진=이미지비트 제공/자료사진)
◈ 2013년 8월 14일, 경북 칠곡 집에선 무슨 일이?
지난해 8월 16일 아침 6시 13분. 경북 칠곡에서 사는 김모(8) 양이 병원에 후송됐을 땐 이미 호흡이 멈춘 상태였다. 외상성 복막염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의료진은 "무언가 외부의 힘이 복부를 강타했고 장기 일부가 파열됐다"고 설명했다.
뿐만이 아니었다. 시신에는 시퍼런 멍이 수십곳에 달했고, 팔은 흉측하게 굽어져 있었다. 붉게 충혈된 눈동자는 무언가로 찔린 흔적이 선명했다. 지속적인 아동학대가 있었다는 추정이 가능했다.
김 양이 숨지기 이틀 전인 14일 가정 폭력이 있었던 사실을 확인한 수사기관은 의붓어머니 임모(36) 씨와 친아버지 김모(38) 씨, 숨진 김 양의 언니(10) 등 일가족 3명을 사법처리했다.
◈ 계모 "큰딸 보호하려고 허위 진술했다"상해치사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의붓어머니 임 씨는 경찰과 검찰조사에 이어 법정에 이르기까지 진술이 매번 달랐다.
경찰에서는 "14일날 언니와 다투는 작은 딸의 어깨를 밀었는데 딸이 넘어져 엉덩방아를 찧긴 했지만 손찌검은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에 송치된 뒤에는 "작은 딸을 훈계하다가 주먹으로 배 부위를 두 차례 때린 적이 있다"고 폭행 혐의를 일부 인정했다.
재판에 넘겨진 임 씨는 기존 진술을 모두 뒤엎고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임 씨는 "딸들이 싸우다 다치면 그건 모두 엄마의 책임이라 생각했다. 특히 큰딸을 보호하기 위해 내가 다 짊어지려고 거짓 진술을 했다"고 호소했다.
또 "평소에 큰애가 부모의 사랑을 독차지하려는 욕심이 유난히 강해 둘째 아이와 자주 다퉜다"는 말도 덧붙였다.
둘째 딸을 죽게 한 건 자신이 아니라 큰딸이라는 주장이다.
숨진 딸이 14일 밤부터 복부통증을 호소했는데도 이틀이 지난 뒤에야 병원에 데려간 이유에 대해서도 항변했다.
그녀는 "아이를 병원에 데려가자고 남편을 졸랐지만 15일이 광복절이어서 응급실 비용을 댈 여유가 없다고 했다. 16일 아침 직장 사장에게 가불을 해오겠다고 해 기다린 것이지 방치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말했다.
위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음. (자료사진=이미지비트 제공/자료사진)
◈ 언니 "아빠 가정 깨질 것 같아 거짓말했다""동생을 폭행한 건 자신"이라고 일관되게 주장했던 김양의 언니도 재판 막판에 진술을 180도 바꿨다.
지난 2월 피고인측 증인으로 법정에 섰을 때도 "내가 동생을 때렸고, 엄마는 구타한 적이 없다"고 수사기관에서 한 설명을 되풀이했다.
그러나 3월 18일 검찰측 증인으로 나선 비공개 재판에선 "동생과 다투긴 했지만 배를 때리거나 하지는 않았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언니는 "당일날 엄마가 주먹으로 동생의 배를 15번정도 때렸고, 오후에는 다시 누워있는 동생의 배를 10번정도 밟았다. 저녁에도 10차례 이상 동생의 배를 구타했다"고 증언했다.
이어 "엄마는 내가 때렸다고 진술해야 한다고 강요했다"며 "말을 듣지 않으면 아버지 가족이 깨질 것 같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2월부터 언니가 아버지와 떨어져 아동보호기관에서 심리치료를 받으면서 태도가 바뀌기 시작했다"며 "더이상 어머니와 함께 살지 않아도 된다는 확신이 생기면서 진실을 털어놓게 된 것 같다는 의사 소견이 있었다"고 말했다.
◈ 검찰 "계모 단독 범행" VS 변호인 "억울한 희생 없어야"검찰은 김양 언니의 증언을 바탕으로 지난달 18일 공동범행에서 계모의 단독범행으로 공소장을 변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