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의 베테랑 세터 이효희는 2011년 은퇴를 번복하고 다시 코트로 돌아와 새로운 소속팀의 비상을 이끌며 V리그 10년 역사상 첫 세터 출신 정규리그 최우수선수로 뽑혔다.(자료사진=KOVO)
프로배구 첫 세터 최우수선수(MVP). 주인공은 이효희(IBK기업은행)다.
이효희는 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63컨벤션센터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NH농협 2013~2014 V리그' 시상식에서 여자부 MVP를 수상했다. 언론사 28개사 가운데 15곳의 지지를 얻은 이효희는 팀 동료 김희진(8표)을 제치고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효희는 인삼공사와 흥국생명을 거쳐 2010~2011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하지만 때마침 신생팀 IBK기업은행이 창단, 이정철 감독의 부름에 재기에 나섰고 지난 시즌 여자부 통합우승과 올 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이끈 주전 세터로 활약했다.
지난 시즌 외국인 선수 알레시아의 파괴력에 의존해 통합 우승했다는 평가를 받았던 이효희는 올 시즌에는 외국인 선수 카리나와 김희진, 박정아를 고르게 활용하는 노련한 볼 배급으로 2년 연속 여자부 정규리그 우승을 진두 지휘했다.
무엇보다 이효희의 수상이 값진 이유는 V리그가 출범 10주년을 맞은 올해 공격수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MVP를 세터 포지션의 선수가 처음 수상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V리그에서 남녀부를 모두 포함해 공격수가 아닌 선수가 정규리그 MVP를 수상한 것은 2005년 여자부에서 센터 정대영(당시 현대건설)가 유일하다.
이효희는 개인적으로도 2007~2008시즌과 2008~2009시즌에 2년 연속 세터상을 수상한 이후 5시즌 만에 V리그 시상식에 재등장해 여자부 최고 영예를 품에 안았다.
"배구를 하면서 가장 큰 상을 받았다"는 이효희는 "까칠한 언니응 믿고 잘 따라준 후배들 덕분에 큰 상을 받게 됐다. 상금은 후배들을 위해 쓰겠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