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국방장관이 방공식별구역과 동,남중국해 영유권 등 민감한 문제를 놓고 가시돋친 설전을 벌였다.
AP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을 방문중인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은 8일(현지시간) 창완취안 중국 국방부장과 회담 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각국의 방공식별구역 선포 권리는 인정하지만 주변국과 논의 없이 설정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필리핀과 일본은 미국의 오랜 동맹이며 (분쟁이 생기면) 양국과 맺고 있는 조약을 준수하는데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은 중일 갈등과 관련해 일본을 보호할 것"이라며 일본 지지 입장을 분명히했다.
헤이글 장관은 이에 앞서 지난 6일 일본에서도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선포를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이라고 비판하고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추진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창완취안 중국 국방부장은 일본과 갈등을 야기할 계획이 없다면서도 "중국은 영토수호를 위해 필요하다면 군을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맞받아쳤다.
영토와 주권이 걸린 문제에 대해서는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강력한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창 부장은 또 "전쟁을 하면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는 발언도 쏟아냈다.
창 부장은 이와함께 "아베 정권이 여론을 호도하는 정책으로 중일 관계의 위기를 초래했고 필리핀은 마치 피해자인 양 행세하고 있지만 계산을 잘못했다"고 맹비난하면서 미국을 비판했다.
판창룽 중국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은 기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당신(헤이글 장관) 발언에 중국이 실망했다"며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또 "당신의 최근 순방과 발언에 대해 특별히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헤이글 장관은 이번 중국 방문에서 북한 문제도 강하게 거론했다.
헤이글 장관은 중국이 북한을 지지하는 것에 대해 '한반도의 검증 가능하고 불가역적 비핵화'에 대해 양국 모두 공통의 이익을 갖고 있다며 중국의 적극적인 대북정책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