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사진은 기사와 무관하다. (송은석 기자/자료사진)
립스틱이나 유모차와 같은 주요 수입품의 국내 판매 가격이 수입가의 3배에서 많게는 9배나 더 비싼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수입품 판매업체들이 폭리를 취하는 독과점 수입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9일 발표했다.
운임과 관세를 포함해 개당 평균 1,423원에 들여오는 모 업체의 립스틱은 국내에서는 21,150원에 팔리고 있다. 무려 15배 가까이 가격이 폭등한 것이다. 수입가 24,474원인 한 등산화도 국내에 들어오면 169,000원으로 가격이 7.5배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청이 주요 공산품 10개 품목에 대해 수입가격과 국내 판매가격을 비교한 결과, 가장 가격 차이가 심한 것은 립스틱으로, 국내 판매가가 수입가격보다 평균 9배 더 비쌌다. 와인도 수입가의 5배, 등산화는 4배 이상의 가격에 팔리고 있다. 유모차와 전기청소기, 생수 등도 국내에 들어오면 가격이 3배 이상 뛰었다.
수입품 가격이 비싼 이유는 상당수 소비재 수입품을 일부 업체들이 독점 수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봉용 기재부 물가구조팀장은 "수입구조 자체에 경쟁이 활성화되지 않은 것이 원인"이라고 말했다.
이에따라 정부는 이날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독과점적 수입구조 개선방안'을 내놨다. 병행수입과 해외 직접구매를 활성화시켜 독점 수입 구조를 깨겠다는 내용이다.
정부는 일단 병행수입 업체를 늘리기 위해, 통관인증업체 선정기준을 완화할 예정이다. 현재는 병행수입물품 통관실적이 최근 2년 안에 해마다 1번 이상이어야 하지만, 최초 병행수입 후 6개월이 지나면 통관인증업체로 선정될 수 있도록 했다.
통관담보금의 경우도 상시근로자 5인 미만인 소상공인의 경우는 과세 가격의 60%에서 40%로 담보금을 낮추도록 관세법 시행령을 고치기로 했다. 또 정상통관된 병행수입 물품에는 QR코드를 부착해 소비자의 신뢰를 높이고, 위조상품 검증체계 신설, 애프터 서비스망도 구축 등도 추진된다.
해외 직접구매(직구)에 대해서도 통관절차가 간편한 목록통관 대상을 현행 6개 품목에서 전 소비재로 확대하기로 했다. 목록통관은 소액(미국 200불, 기타 해외 100불)의 특송물품의 경우 면세 수입신고절차를 생략하고 상품 목록만으로 통관을 마치는 제도다.
기재부는 현재 전체 전자상거래의 34% 수준인 목록통관제 대상이 50%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인터넷 통관포털을 개선해, 직구 물품을 반품을 할때도 쉽게 관세환급을 쉽게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병행수입과 직접구매 등 대안적 수입경로가 활성화 되고, 수입 소비재 가격이 10~20% 가량 인하될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