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원 감독 부임 후 두 번째 시즌을 맞는 수원은 초반의 주춤한 성적을 딛고 본격적인 상위권 싸움에 나선다는 각오다. 윤성호기자
K리그 클래식 수원 삼성은 1995년 12월 창단 이후 언제나 우승을 다투는 순위가 익숙했다. 모기업 삼성전자의 든든한 후원 아래 다수의 전현직 국가대표 선수들을 보유했고, 그들의 조화를 통해 뛰어난 성적도 냈다.
지금도 수원의 모습은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다. 여전히 국가대표 경력이 풍부한 선수들로 팀을 구성했다. 하지만 선수단 체질 개선이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과거와 달라진 수원의 선수단 운영을 엿볼 수 있다. 유명한 선수를 타 팀에서 영입해 우승하는 것이 목표가 아닌 구단이 자체적으로 발굴한 선수의 육성을 통해 우승에 도전하기로 했다.
최근에는 모기업도 바뀌었다. 삼성전자와 이별하고 최근 수원의 '블루랄라' 마케팅을 담당했던 광고회사 제일기획이 축구단 운영을 맡기로 했다. 'K리그 선도 구단'의 이미지를 최대한 활용해 성적과 흥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계획이다.
2008년을 끝으로 K리그 정상에 오르지 못한 탓에 더는 수원을 우승 후보로 꼽지 않는 예상도 적지 않다. 공격적인 투자로 두터운 선수단 규모를 자랑하는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 등에 밀려 우승 다툼에 끼어들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수원은 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남 드래곤즈와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7라운드에서 1-0 짜릿한 승리로 시즌 초반의 치열한 선두 경쟁에 합류했다. '양강체제'를 이어가던 울산과 전북이 나란히 패하는 사이 포항, 제주와 함께 승리를 맛본 수원은 상위권 다툼에 본격 자리했다.
경기 전에도 "6경기 가운데 원정에서 4경기를 치렀다. 홈에서는 1승1무로 지지 않았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던 서정원 감독은 전남전 1-0 승리 후 "경기를 할수록 경기력이 좋아지고 있다. 특히 공격수들이 컨디션을 찾고 골을 넣으면서 경기가 순조롭게 풀려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시즌 개막 후 많은 경기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가 중하위권에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면서 "오늘의 승점 3점을 발판으로 4월에는 더 많은 승수를 쌓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