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구 던질 줄 압니다." 오승환이 돌직구 의존도를 낮추고 변화구를 던지기 시작했다. (황진환 기자)
지난 10일 한신 타이거즈와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전.
오승환(32)은 5-5로 맞선 9회초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피안타 1개는 있었지만, 탈삼진 1개를 포함해 11개의 공으로 1이닝을 틀어막았다. 모처럼 깔끔한 마무리였다. 결국 한신이 9회말 점수를 따면서 일본에서의 첫 승까지 따냈다.
그런데 투구 내용을 살펴보면 오승환이 조금 달라졌다.
오승환의 강점은 누가 뭐래도 150km를 넘는 돌직구다. 하지만 요코하마전에서 던진 11개의 공 중 절반이 넘는 6개가 변화구였다. 컷 패스트볼을 4개, 슬라이더와 스플리터를 각각 1개씩 던졌다.
앞선 4경기에서 오승환은 돌직구로 승부를 펼쳤다. 하지만 일본 타자들이 커트를 하면서 고전했다. 첫 세이브를 올린 지난달 29일 요미우리 자이언츠전에서는 1이닝 동안 32개의 공을 던지기도 했다. 또 3일 주니치전, 9일 요코하마전에서도 직구 승부를 펼치다 실점을 했다. 일본 언론도 지적한 부분이다.
하지만 10일 요코하마전에서는 변화구로 재미를 봤다. 슬라이더, 스플리터를 던지면서 타자의 타이밍을 뺏었다.
일본 산케이스포츠도 "오승환이 종으로 떨어지는 스플리터를 던졌다"면서 "평소에도 후쿠하라 시노부에게 스플리터 그립을 배우곤 했다. 또 2년 전 두산 수석코치였던 이토 스토무(현 지바롯데 마린스 감독)으로부터 '일본에서는 종으로 떨어지는 변화구가 있어야 한다'는 조언을 듣고 배우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돌직구만으로는 일본에서 버티기 힘들다. 결국 오승환이 찾은 돌파구는 바로 돌직구를 더욱 돋보이게 할 변화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