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의 2년차 공격수 김승대는 리그 5경기 연속 골을 터뜨리며 9라운드 현재 득점 선두에 올랐다.(자료사진=포항 스틸러스)
포항 스틸러스가 키운 또 하나의 '물건' 김승대가 대형사고를 쳤다.
김승대는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9라운드 원정경기에서 후반 32분 결승골을 넣고 포항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포항의 간판 미드필더 이명주가 경고 누적으로 결장한 이 경기에서 포항은 힘든 경기가 예상됐다. 비록 서울이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하위권에 그치고 있지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상대였기에 주축 선수 1명의 빈자리는 생각보다 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 모든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슈팅수 11-3이 말해주듯 경기 전반적으로 서울이 포항을 강하게 몰아세웠지만 결국 승리의 여신은 포항의 손을 들어줬다. 포항은 후반 31분 김승대의 결정적인 한 방을 앞세워 적지에서 승점 3점을 챙기며 선두로 복귀했다. 이 승리로 포항은 서울 원정에서 2006년 8월 30일 이후 무려 2790일, 7년 7개월 20일 만에 승리를 맛봤다.
데뷔 2년차지만 올 시즌 포항의 주전으로 도약한 김승대는 자유자재로 상대 진영을 누비는 강철 체력을 자랑한다. 측면 자원이지만 제로톱을 구사하는 포항에서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사실상 공격수로 활약하고 있다.
과거 한국을 대표하는 골잡이로 이름을 날렸던 황선홍 감독의 조련 아래 김승대는 스스로 약점이었다고 평가하는 골 결정력도 빠르게 끌어올렸다. 덕분에 김승대는 최근 리그 5경기에서 연속 골 맛을 보며 6골로 득점 선두로 올라섰다. 김승대가 골을 넣은 5경기에서 포항은 4승1무로 무패행진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질적으로도 가치가 충분하다.
사실 김승대는 완벽하게 포항이 만든 선수다. 포철동초등학교를 시작으로 포철중, 포철공고, 영남대까지 포항이 자랑하는 유스시스템을 거치며 K리그 클래식에서 당당히 자신의 이름을 알리고 있다.
지난해 데뷔 시즌부터 리그 21경기에 출장해 3골 6도움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공식으로 인정받은 그는 올 시즌 '영플레이어상'의 가장 유력한 후보다. 포항은 2012년 신인왕 이명주를 시작으로 영플레이어상의 첫 수상자 고무열(2013년)에 이어 김승대까지 3년 연속 K리그 최고의 신인 선수 배출이 유력하다.
김승대는 "작년에는 무조건 열심히 하자는 생각으로 경기했다. 찬스를 만드는 것에 집중했다"면서 "올해는 첫 경기부터 주전으로 나와서 그런지 경쟁에 대한 생각을 더 많이 하고 있다. 이제는 내가 득점 상황을 만들어 골을 넣고 팀을 끌어올린다는 생각을 한다"고 최근 물오른 경기력의 비결을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