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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부,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는 행태”

사회 일반

    “해수부,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는 행태”

    진도 팽목항을 방문한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

     



    - 중앙안전위원회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서면으로만 회의
    - 내부 분과위원회는 서면회의조차 없는 유령위원회
    - 재난 대응 매뉴얼에 관심을 돌릴 다른 뉴스 아이템 개발하라는 내용도
    - 내용 문제 되자 슬쩍 문구 삭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격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4년 4월 25일 (금) 오후 6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강성국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간사)


    ◇ 정관용> 세월호 침몰 사고 때문에 우리 정부의 재해재난 안전문제들, 여러 가지 지적되고 있는데.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가 공개한 내용을 보면 지난 2009년부터 해상조난사고가 급격히 증가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의 사고 안전에 대한 훈련은커녕 심지어 중앙안전위원회가 회의조차 제대로 열리지 않고 있다고 하네요. 무슨 내용인지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강성국 간사 연결해 봅니다. 강 간사님.

    ◆ 강성국>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그러니까 회의를 원래는 어떻게 하기로 돼 있는데, 어떻게 했다는 얘기죠?

    ◆ 강성국> 원래는 회의를 어떻게 하기로 돼 있다는 이런 정확한 규정은 없습니다. 그런데 워낙 유사시에 중앙안전관리위원회, 지금 이제 재난상황에서 컨트롤타워라고 자기네들이 얘기를 했는데요. 이런 재난상황에서 유연하게 대처를 하기 위해서는 말 그대로 조건반사적으로 행동하기 위해서는 훈련이 잘 되어 있어야 하는데요. 그러려면 그 훈련에 대한 회의도 많이 해야 되고 그에 따라서 상황별로 대응할 수 있는 분과위원회도 회의를 개최를 해야 되는데요. 그런데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총 회의가 중앙안전관리위원회 본 회의가 2010년에 네 차례, 2011년에 일곱 차례, 2012년에 일곱 차례, 이렇게 열렸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실질적으로 만나서 어떤 회의를 하고 상황발생 시에 현장훈련, 이런 것까지 가는 게 아니고요. 대부분이 서면회의로 진행됐습니다.

    ◇ 정관용> 서면회의요?

    ◆ 강성국> 네.

    ◇ 정관용> 잠깐만요. 중앙안전위원회는 누가 위원장이에요?

    ◆ 강성국> 국무총리가 맡게 돼 있습니다.

    ◇ 정관용> 그다음에 위원들은 누구, 누구죠?

    ◆ 강성국> 위원들은 이제 안전행정부. 안전행정부의 공직자들이 맡게 돼 있습니다. 그리고 각 분야별로 위원들이...

    ◇ 정관용> 그러니까 총리가 주재를 하고, 필요한 부처장관들, 이런 사람들이 위원이겠군요?

    ◆ 강성국> 네, 그렇죠.

    ◇ 정관용> 그런데 서면회의를 한다는 것은 무슨 얘기입니까?

    ◆ 강성국> 그러니까 모의로 이런 재난상황에는 이렇게 대처하자, 이렇게 말로 주고받는. 그냥 이런 회의가 되겠습니다. 그러니까 서류만 준비해서 둘러앉아서 말로 주고받는, 이런 회의가 되겠습니다.

    ◇ 정관용> 아니, 둘러앉아 모이지도 않았다면서요?

    ◆ 강성국> 네.

    ◇ 정관용> 그러니까 서로 서면을 주고받았다고요?

    ◆ 강성국> 네.

    ◇ 정관용> 그 서면은 누가, 어떻게 만들죠?

    ◆ 강성국> 일종의 재난상황에 대한 매뉴얼을 작성을 해서 그걸 눈으로 확인해서 그걸 서신으로 교환하는, 이런 회의가 진행되었던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참, 무슨 카카오톡 대화도 아니고요.

    ◆ 강성국> 네. 그러니까 당연히 지금 이런 대응과정에서 혼란이 오는 건 굉장히 당연한 결과라고 보고요.

    ◇ 정관용> 그러니까 아까 말씀하신 중앙안전위원회 내부의 분과위원회도 있어야 한다고 하셨는데 분과위원회가 있습니까, 없습니까?

    ◆ 강성국> 분과위원회는 문서상으로는 있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굉장히 의심스러운 것이, 분과위원회는 이런 서면회의조차 한 번도 개최된 적이 없고. 지금 만난 적도 없고, 서면회의도 개최된 적이 없어서. 실제로 이것이 효력이 있는 것인지 존재는 하는지 의문입니다.

    ◇ 정관용> 유령 위원회로군요, 그러니까.

    ◆ 강성국> 네.

    ◇ 정관용> 그리고 2009년부터 해상조난사고가 급격히 증가했습니까? 실제 숫자상으로 확인이 되나요?

    ◆ 강성국> 네, 그렇습니다. 실제상으로 확인이 되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굉장히 공교로운 부분이 2008년 이명박 정권 들어오면서 해양수산부가 폐지되지 않았습니까? 그 이후로 당연히 안전 관련 예산도 많이 줄었을 텐데요. 2009부터 해양조난사고가 증가 추세를 계속 보여 왔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또 통계 자료를 보면 선박구조율, 인명구조율, 이건 증가한 것으로 되어 있다면서요?

    ◆ 강성국> 네.

    ◇ 정관용> 그렇다면 사고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잘 대처한 것 아닙니까?

    ◆ 강성국> 그런데 대부분은 사고들이 어떤 어선들 위주의 충돌사고였기 때문에. 이런 큰 재난은 많지 않았기 때문에, 비교적 쉽게 그런 구조들은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래요. 어쨌든 사고가 해양수산부 없어진 후인 2009년부터 사고 숫자는 크게 늘어났다?

    ◆ 강성국> 네.

    ◇ 정관용> 그런데 이 중앙안전위원회 등등은 회의조차 열지 않았다, 이 말씀을 들었고. 또 하나 자료 공개하신 게 해양수산부가 만들어놓은 위기관리 매뉴얼이지 않습니까?

    ◆ 강성국> 네.

    ◇ 정관용> 그 위기관리 매뉴얼이 작년 6월에 만들어졌다면서요?

    ◆ 강성국> 네. 작년 6월에 생산된 겁니다.

    ◇ 정관용> 그 매뉴얼의 기본 내용은 어떤 겁니까, 그러니까?

    ◆ 강성국> 정확한 명칭은 재난유형별 위기관리 실무매뉴얼의 유형 8번, ‘해양사고(선박) 위기관리 실무매뉴얼’입니다. 이 매뉴얼은 주로 위기상황이 발생했을 때, 그러니까 지금 세월호 사건 같은 큰 재난사고 위기상황이 발생했을 때, 정부 및 해양수산부가 어떻게 행동해야 되는지, 대응 조직체계를 구성을 어떻게 해야 되는지, 그리고 보고체계는 어떻게 작동해야 되는지. 그리고 조직별 임무는 무엇인지, 이런 내용들이 주로 골자가 되어 있습니다.

    ◇ 정관용> 거기에 어제도 저희가 잠깐 다뤘습니다마는, 청와대 위기관리센터가 제일 위에 있다면요, 조직도에서?

    ◆ 강성국> 네,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김장수 안보실장은 이것을 부인했는데요. 실제로는 조직도상에서는 국가안보실 위기관리센터가 이 상황들에 대한 모든 정보를 종합하고, 이 상황을 통제, 관리하게 되어 있다고 명문화가 되어 있습니다. 심지어.

    ◇ 정관용> 그렇게 명문화는 되어 있는데 어제도 저희가 전문가 말씀을 들으니까 실질적으로는 그 권한을 다 내려놨다, 이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사실 매뉴얼 따로, 현실 따로라는 얘기 아니겠습니까?

    ◆ 강성국> 그렇죠. 관례상으로 그렇게 체계 위에 올려놓고, 실제로 하는 역할이 지금 없는 상태인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그 내용 중에 말이에요. ‘여론을 담당하는 기구’에 대한 표현이 있는데. ‘여론을 담당하는 기구는 충격을 상쇄할 그런 아이템을 개발해라.’ 이런 내용이 있다면서요? 정확하게 무슨 내용입니까?

    ◆ 강성국> 정확하게는 이 매뉴얼 제5장에 ‘커뮤니케이션 대응절차’라는 부분이 있는데요. 이런 상황 발생 시에 언론을 대응하는 방법들이 설명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문제가 된 부분이 사실 길지는 않습니다. 이런 식으로 충격을 상쇄해라, 이런 식의 자세한 내용이 있는 건 아니고요. 그저 재난이나 사고 시에 그 충격에 대해서 주의를 돌릴 수 있는 충격 상쇄형 기사 아이템을 개발하라고 명령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다만 이게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닌 것이, 국민들이 상황을 정확하게 알 권리가 있는 것인데 그것을 기만하는 내용이 버젓이 정부 공문서에 올라갔다는 것입니다. 또 이번 세월호에 관련해서도 정부브리핑과 보고에서 나오지 않는 얘기들이 현장에서 많이 들려오고 있는데요. 이런 맥락에서 국민들은 엄청나게 큰 충격, 그리고 불신, 심하게는 분노나 공포까지 느낄 수 있는 등의 굉장히 중요한 문제란 거죠.

    ◇ 정관용> 충격 상쇄용 기사 아이템을 개발하라?

    ◆ 강성국> 네.

    ◇ 정관용> 사람들의 관심을 딴 데로 돌릴 기사 아이템을 만들어내라, 이거군요?

    ◆ 강성국> 네.

    ◇ 정관용> 참. 아까 대구 유족위원장께서 정부가 해야 할 일의 첫 번째는 ‘솔직함이다’라고 했는데.

    ◆ 강성국> 그렇죠.

    ◇ 정관용> 도대체, 매뉴얼에조차 이런 내용을 써놨다니까 기가 막히는군요.

    ◆ 강성국> 이게 발견된 게 해양수산부 실무매뉴얼일 뿐이지, 이게 공공연한 공공기관들의 행태가 될 수 있다는 게 더 충격적입니다.

    ◇ 정관용> 그리고 이걸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가 공개하고 나니까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자료에서는 이 내용을 뺐다면서요?

    ◆ 강성국> 네. 재미있는 게요. 저희가 어제 이걸 공개했는데. 공개된 오후 늦게 해양수산부가 문제된 부분을 아예 삭제하고 드러내서, 새로운 파일을 홈페이지에 게시해 놨습니다.

    ◇ 정관용> 그렇게 매뉴얼을 함부로 막 바꾸어도 되는 겁니까?

    ◆ 강성국> 네. 당연히 안 됩니다. 원래 공문서라는 것이 그 효력을 다 하기 전까지는 함부로 수정이 되어서는 안 되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원본성과 신뢰성이 있어야 됩니다. 그런데 지금 워낙 사안이 민감하다 보니까 해양수산부가 이런 만행을 저지른 것 같은데요. 그런데 이런 삭제한 사실이 드러나니까 해명자료를 통해서 문제가 된 부분이 세월호 사건과는 관련 없는 부분이다...

    ◇ 정관용> 아이고, 됐습니다. 알겠습니다. 솔직함하고는 정말 거리가 멀군요.

    ◆ 강성국> 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행태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 정관용> 네. 말씀 잘 들었습니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의 강성국 간사였습니다. 한마디로 더 덧붙일 얘기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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