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세월호 참사]단원고 학생들 '어른들이 미워요'

  • 0
  • 0
  • 폰트사이즈

사회 일반

    [세월호 참사]단원고 학생들 '어른들이 미워요'

    • 0
    • 폰트사이즈

    정부와 사회에 대한 반감 커…전문가 "지역사회 전체가 심리 치료 받아야"

    첫 등교하는 단원고 학생들. (사진=민구홍 PD)

     

    세월호 침몰사고로 임시 휴교했던 안산 단원고가 모든 학년의 수업을 재개한 27일.

    1학년 2교시 수업은 심리 치료 위주로 진행됐다. 주제는 '트라우마 떠나보내기'.

    먼저 Wee센터 전문상담교사가 아이들에게 "사고 이후 집에 있으면서 어떤 생각을 했냐"는 질문을 던졌다.

    질문에 학생들은 "(친구들의 사고를) 믿지 못하겠다", "얼마 전만해도 카톡했는데 (이제 못한다는 게) 실감이 안난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상담교사들은 전했다.

    (사진=민구홍 PD)

     

    ◈ 어른과 사회에 대한 강한 분노와 불신감

    세월호를 타고 수학여행을 떠난 단원고 2학년 학생은 모두 325명. 이 중 75명만이 살아 돌아왔고, 죽거나 실종된 학생은 무려 250명에 달한다.

    하루아침에 선후배를 잃은 안산 단원고 1·3학년 학생들은 어처구니없는 사고 소식에 씻기 힘든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

    사고 발생 여드레 째인 지난 24일 3학년에 이어 27일 1학년과 수학여행을 가지 않은 2학년 학생 13명이 등교하면서, 학생들에 대한 본격적인 심리 치료가 시작됐다.

    학생들이 집에 혼자 있는 것보다 학교에서 친구들, 선생님과 감정을 공유하고 심리치료팀의 도움을 받는 게 충격에서 벗어나는 데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한 것.

    학교에서 아이들의 심리 치료를 돕고 있는 홍현주 한림대평촌병원 소아정신의학과 교수는 "아이들은 친구들을 떠나보내는 애도 반응 중"이라며 "이때 겪는 감정은 굉장히 슬픈 감정뿐만 아니라 죄책감과 분노 감정도 많고, 어떤 아이들은 어떠한 감정조차 표현하지 못하는 멍한 상태가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세월호 사고로 수많은 목숨이 희생된 지금 상황에 대해 슬픔과 아픔을 넘어 어른과 사회에 대한 배신감과 불신을 드러내기도 했다.

    단원고 교사와 학생들을 위한 상담심리치유센터. (사진=임동진 PD)

     

    단원고 학생들의 심리 치료를 맡고 있는 정운선 학생정신건강지원센터 센터장은 "아이들은 세월호가 물 위에 떠 있다가 사라졌기 때문에 아이들의 뇌로는 어른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생각하는 것 같다"며 "못 구했다고 생각하지 않고 구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어른들에 대한 분노가 큰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보고 싶을 때 보고 싶은데 합동분향소를 왜 옮기냐. 돈도 많이 드는데, 그 돈으로 애들 구조하는 데나 쓰라"고 정부를 비난하거나, "밤 10시도 아니고 오전 10시였는데 어떻게 한 명도 못 구할 수 있냐. 어른들이 잘못한 게 아니냐"고 따지는 학생도 있었다고 했다.

    (사진=황진환 기자)

     

    ◈ 지역사회 전체가 심리 치료 받아야

    전문가들은 학생들이 감당하기 힘든 충격을 받은 만큼 각각의 학생들이 보여주는 다양한 애도 반응에 공감하고 인정해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정운선 센터장은 "(힘들어 하는 학생들을) 자연스럽게 대하는 게 어렵더라도 가능하면 자연스럽고 상식적으로 대하는 게 필요하다"며 "아이들의 반응을 당연한 것으로 인정해주고, 아이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조속한 시일내에 학생들이 심리적 안정을 찾기 위해서는 학교 안뿐 아니라 학교 밖에서도 심리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소영 순천향대 부천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대부분의 단원고 학생들이 거주하고 있는 고잔 1, 2, 3동은 이번 사고로 입장이 완전히 다른 복잡한 감정들이 얽혀 있다"며 "자칫 아이들이 상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지역 사회 자체가 이 아이들을 이해해주고 받아들일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