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가 공개한 세월호 구조동영상. (유튜브 캡처)
세월호 승객들은 자신들을 뒤로한 채 조기 탈출한 선원들과 달리 세월호가 침몰하는 순간까지도 전라남도 어업지도선 등의 도움을 받아 필사의 탈출을 시도했다.
29일 전라남도가 공개한 구조 동영상에 따르면 어업지도선 201호와 207호는 사고 당일인 지난 16일 오전 사고 해역에 긴급 출동해 침몰 중이던 세월호 승객들을 구조한다.
동영상은 201호 직원 헬멧에 부착된 카메라에 촬영된 것으로 21분 36초 분량이다.
소형 보트인 201호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선체가 70~80도 정도 기울어 선박 왼쪽이 모두 물에 잠겼고 선장을 비롯한 선원들은 모두 빠져 나간 상황이었다.
201호는 도착 즉시 선체에 접근해 난간에 매달려 있거나 물로 뛰어든 승객들을 구조하기 시작한다.
201호는 구조한 승객들을 어선이나 해경 123경비정에 잇따라 이송한 뒤 황급히 세월호로 향하기를 반복한다.
영상에는 해경 123정의 구조단정과 어선 한 척이 구조를 벌이고 있고 해양경찰 한 명도 물 속에서 구조활동을 돕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상공에는 헬기 2대가 로프로 연결된 바구니에 승객 한 명씩을 실어 구조했고 주변에는 여러 척의 어선과 상선이 대기하고 있는 장면도 있다.
상당 수 승객들은 맨발 상태로 구조돼 당시 얼마나 긴박한 상황이었는지를 짐작케 했고 사고 상황이 믿기지 않는 듯 적잖이 공포에 질린 표정도 역력했다.
어업지도선 직원 2명은 바다에 빠진 일부 승객들을 배로 끌어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지만 쉽사리 끌어올리지 못하는 등 계속되는 구조작업에 지친 모습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세월호는 90도 이상 침몰이 진행되고 바다 속으로 빨려 들어가듯 가라앉는다.
그 무렵 트레이닝복을 입은 한 남성이 난간에서 구명조끼를 입은 어린 여자아이를 들고 "애기, 애기"라고 외치며 201호에 태운 뒤 자신도 뒤따라 올라탄다.
잠시 후 201호는 구조한 승객들을 경비정으로 옮긴 뒤 세월호로 다시 돌아가지만 이미 바다는 선체 대부분을 집어삼킨 참담한 상황이고 구조된 승객은 그들이 전부였다.
전라남도 어업지도선이 세월호에 도착해 구조를 시작한 지 20분도 안되는 짧은 시간이었다. {RELNEWS:right}
구조된 승객들은 생사의 갈림길에서 필사의 탈출을 하는 등 사고 해역은 지옥이 따로없는 아비규환이었다.
그리고 대기하라는 안내방송에 따라 탈출하지 못한 채 배 안에 남아 세월호와 함께 침몰한 나머지 승객들은 죽음의 문턱에서 끝내 빠져나오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