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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합동분향소에서 아들 영정을 빼버렸습니다"

사건/사고

    [세월호 참사]"합동분향소에서 아들 영정을 빼버렸습니다"

    故 박수현 父 "살려달라고 유리창 깨던 그 선실에 내 아들이.."


    - 철저한 진상조사 없는 조문 무슨 의미
    - 수사 초점은 사고원인과 늑장구조에
    - 첫 이상징후 시각도 다시 규명해야
    - 해경이 셀프수사해선 밝힐 수 없어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종대(故 박수현 군 아버지)

    오늘 어버이날입니다. 카네이션을 받아야 할 세월호 희생 학생들의 부모님들... 오늘도 빈소에서 눈물만 흘리고 있는데요. 그런데요 이런 가운데 정부가 마련한 합동분향소에서 아이의 영정사진을 빼버린 유가족이 계십니다. 바로 고 박수현 군의 아버진데요. 도대체 국민들이 추모의 꽃 놓고 눈물 흘리며 애도하는 그 분향소에서 왜 자식의 영정사진을 치워버린 걸까요? 그 사연 직접 들어보죠. 고 박수현 군의 아버지 박종대 씨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박 선생님, 나와 계십니까?

    ◆ 박종대>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수현 군 장례는 다 치르셨죠?

    ◆ 박종대> 예, 치렀습니다.

    ◇ 김현정> 지난달 26일에 발인을 하셨죠. 그런데 그 합동분향소에서 아들의 영정사진을 떼오셨다고요?

    ◆ 박종대> 정확히 말씀드리면 5월 5일 한 밤 10시 30분쯤.

    ◇ 김현정> 아니, 그 밤에 왜 거기를 찾아가서 사진을 빼버리셨을까요?

    ◆ 박종대>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 사건과 관련하여 관계 당국이 진상규명 의지가 전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국민 여러분들의 조문만 받는 것은 국민 여러분에 대한 도리도 아니고 아이도 원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수현이는 원래 영혼이 아주 맑은 아이였거든요. 그 깨끗한 영혼을 혼탁하고 쇼하는 것처럼 보이는 장소에 두고 마치 장례축제를 치르는 듯한 그런 국가적 행사의 희생물로 삼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떼어왔습니다.

    ◇ 김현정> 장례 쇼를 하고 있는 듯한 그곳에 놓고 싶지 않았다. 그 말씀은 지금 앞에서 말씀하신 진상규명 같은 더 중요한 부분이 안 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추모 분위기라는 게 무슨 의미가 있냐, 이런 말씀이세요?

    ◆ 박종대> 솔직히 말씀드리면 그렇습니다.

    ◇ 김현정> 진상규명을 지금 나름대로 수사든 뭐든 하고 있는 거 아닙니까?

    ◆ 박종대> 하고는 있죠. 그런데 제가 볼 때는 그 수사 방향이 잘못돼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모와 관련된 문제, 유병언의 개인비리와 관련된 문제, 평형수에 대한 문제, 구원파와 관련된 문제 아니면 선장의 어떤 문제, 이런 쪽으로만 수사방향이 집중 돼 있었던 것으로 저는 봤거든요. 그런데 하지만 제가 볼 때는 이 사건의 본질은 다른 데 있다고 보고 있거든요.

    ◇ 김현정> 사건의 본질은 뭐라고 보시는 겁니까, 아버님?

    ◆ 박종대> 제가 볼 때는 이 사건이 국민들로부터 한 점 의혹이 없으려고 한다면 수사의 초점이 바뀌어야 된다고 봅니다. 정확히 말씀드리면 배가 몇 시부터 기울기 시작했는지 그 시간에 해경은 정확히 몇 시에 알았는지. 그리고 해경의 초기대응이 적절했는지 안 했는지. 그리고 사건 당일 왜 그 좋은 날씨에 왜 적극적인 생존자 구조를 하지 않았는지. 이런 부분하고 그리고 현재 의혹으로 제기되고 있는 언딘과의 문제 등 이런 게 정확히 규명이 돼야 하는데 현재 전혀 그렇지 못하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문제를 정확히 수사가 되지 않으면 본질 자체가 수사 초점 자체가 저는 틀리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 김현정> 그 말씀은 살릴 수도 있었던 그 아이들, 우리가 화면으로 배가 침몰하는 걸 보고 있었던 그 시각에 왜 적극적으로 구조를 하지 않았는지 그건 누구의 잘못인지, 왜 우리 아이를 못 빼온 건지, 이런 걸 밝혀야 되는데 지금 그것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수사가 이루어지지 않는 듯하고 주변부로만 수사가 겉돌고 있다, 이런 말씀이세요?

    ◆ 박종대> 예, 맞습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자료사진=뉴스타파 캡쳐)

     


    ◇ 김현정> 그런데 지금 합동수사본부에서는 목포해경 압수수색 하기도 하고 언딘 수사도 하고 안 하는 건 아니거든요, 아버님?

    ◆ 박종대> 하기는 했죠. 하기는 했는데 기본적인 문제가 뭐냐하면 여전히 해경이 그 합동수사본부의 일원이 돼 있다는 거예요.

    ◇ 김현정> 검경합동수사본부죠.

    ◆ 박종대> 검경합동수사본부인데 문제는 그거예요. 해경 같은 경우에는 수사를 받아야 할 어떤 의혹을 가지고 있는 그런 조직인데 그 조직이 자기가 자기 수사를 하고 있으니까 그 부분은 밝힐 수가 없을 겁니다, 아마.

    ◇ 김현정> 그렇게 보시는 거군요, 셀프 수사라고...

    ◆ 박종대> 저는 기본적으로 이 사건에 대해서 해경이 물론 지금도 고생을 하고 계시고 그렇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해경은 구조만 하시고 수사에 대해서는 빠져주는 게 도리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합수부 수사에서는 좀 빠져 달라. 고생하시는 그분들 있는 것 알지만, 현장에 계시는 분들 있는 건 알지만 명명백백하게 밝힐 건 밝혀야 된다, 이런 말씀이세요.

    ◆ 박종대> 그렇죠.

    ◇ 김현정> 고 박수현 군의 아버지 박종대 씨 지금 만나고 있습니다. 영정사진을 왜 빼오셨는가, 그 이유는 지금 들었는데 사실 아버님은 우리 박종대 씨는 사망한 아들에게서 나온 그 휴대전화 동영상을 언론에 제일 먼저 제보하신 분이죠?

    ◆ 박종대> 그렇죠.

    ◇ 김현정> 15분짜리 동영상, 많은 분들이 보셨는데. 그때 그걸 언론에 그대로 제보하신 이유는 뭘까요? 저는 그것도 좀 궁금했어요.

    ◆ 박종대> 글쎄요, 제가 이렇게 말씀드리면 또 다른 유언비어 날조라고 생각할지는 모르겠는데 사건 당일 날 체육관으로부터 생존자 한 분이 오셔서 말씀하신 게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어떤 얘기를 했냐하면 자기는 그냥 집으로 갈 수도 있는데 여러 분들을 위해서 딱 한마디만 하고 가야 되겠다.

    ◇ 김현정> 딱 한마디만 내가 하겠다.

    ◆ 박종대> 네. 마이크를 잡고 나서 하신 말씀이 있었거든요.

    ◇ 김현정> 뭔가요?

    ◆ 박종대> 자기는 각도에 대단히 민감한 그런 직업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그런데 아침에 이상해서 나가 보니까 군산서부터 좀 배가 삐딱한 것 같더라.

    ◇ 김현정> 군산에서부터.

    ◆ 박종대> 네. 상당한 시간 동안 그렇게 이 배가 기울어 있지 않았나 하는 그런 얘기를 하셨던 것을 봤던 것 같아요. 혹시나 내가 잘못 들었는지 해서 우리 딸하고 우리 와이프하고 내가 물어봤더니 본인들도 들었다고 하더라고요.

    ◇ 김현정> 군산에서부터 배가 삐딱했다는 얘기는 그러니까 지금 사고 신고가 된 8시 48분이 아니라 7시대부터 이미 배는 이상했다는 얘기군요?

    ◆ 박종대> 그렇죠. 그 양반 얘기에 의하면 그렇게 돼 있습니다.

    ◇ 김현정> 사고가 난 시점이 훨씬 앞당겨 지는 것. 그러면 신고는 훨씬 빨리 됐었어야 되고 구조작업도 훨씬 빨리 있었어야 된다는, 상황이 달라지는 거예요.

    ◆ 박종대> 저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거하고 우리 아이 휴대전화에 있는 사진. 6시 26분에 있는 사진은 배의 난간과 관련된 사진이었고 그 당시에 7시 37분은 선내의 조명과 관련된 사진.

    ◇ 김현정> 저는 그 2장을 다 봤습니다만 그러니까 아이가 그냥 찍은 건데 보니까 이걸 전문가가 각도를 가지고 체크를 해 보니까 이 각도가 정상적인 수평이 아니더라, 이런 게 드러난 사진 말씀이신 거죠?

    ◆ 박종대> 네. 최근에 뉴스타파에서 그걸 심층 분석했더니 오차를 감안하더라도 최소 5도는 6시 26분에 그 사진을 미루어 본다면 기울어져 있었다, 그렇게 돼 있었거든요. 그래서 그거하고 연결해서 생각을 하다 보니까 모든 언론과 이런 데서 최 군, 최초 신고자 최군이 시작한 시간부터 골든타임을 계산하는데 그 양반의 진술이라든가 우리 아이 사진의 어떤 의미를 가지고 생각한다면 그 훨씬 이전으로 연장이 되는데 그렇다고 한다면 과연 저는 해경이 그걸 몰랐을까, 몰라도 문제고 알아도 저는 문제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래 가지고 묻어두기에는 너무 큰 사실인 것 같고 그 부분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는다면 이 사건은 아무리 공정하게 수사를 했다 하더라도 저는 믿지 못할 거고 아마 국민 여러분들도 믿지 못할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세월호 침몰사고 당시 상황 (사진=해경제공)

     


    ◇ 김현정> 그 휴대전화, 휴대전화의 동영상. 아이들의 목소리가 생생하게 다 담겨 있어요, 아버님. 그래서 너무 아팠습니다. 많은 분들이 보면서 정말 많이 울었습니다.

    ◆ 박종대> 네. 그렇습니다. 마음도 아픈데 더욱 아팠던 것은 며칠 전에 후지TV에서 저한테 한번 찾아왔더라고요.

    ◇ 김현정> 일본에서.

    ◆ 박종대> 그때 와서 배의 도면하고 객실배치도 이런 걸 가져와서 그 당시 해경에서 제공했던 동영상 있지 않습니까? 그걸 보여주면서 그 도면하고 저한테 비교를 해 주더라고요. 그러면서 해경 사진에 보면 아이들이 선내에서 살려달라고 발버둥 치고 하는 그림이 나오는데 그게 우리 아이가 타고 있었던 그 호실이라고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저는 검증은 안 해 봤습니다마는.

    ◇ 김현정> 후지TV에서 그 아이들이 왜 배가 침몰하고 있는데 유리창에서 살려달라고 이렇게 아우성치는 사진이 공개가 됐거든요. 그게 수현이 방이라고요?

    ◆ 박종대> 거기에서는 그렇게 주장을 하시더라고요. 그걸 보면서 어떤 감정을 느끼느냐고 묻는데 사실 그 이후로는 사실 좀 더 분노가 아주 하늘을 찌르는... 그런 상황에서 지금 살고 있습니다. 만약에 정말 한번이라도 그 유리창이라도 깨줬으면 우리 아이가 아니더라도 다른 아이라도 살 수 있었을 텐데 거기서 해경의 보트가 그걸 외면하고 다른 데로 방향을 트는 것을 봤을 때 정말 슬프더라고요.

    ◇ 김현정> 많이들 보셨을 겁니다. 이미 배는 침몰하고 있는데 어디 들어갈 틈이 없는데 아이들이 유리창을 깨보려고 의자로 계속 창문을 부수고 손 흔들고 하는 그 사진. 그게 수현이 방이었다.

    ◆ 박종대> 저도 일본 후지TV가 아닌 우리나라 언론이라든가 전문가들이 그 방이 맞는지 뭐랄까 검증을 좀 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김현정> 마음이 참 너무 아픕니다.

    {RELNEWS:right}◆ 박종대> 국민 여러분들의 관심이 집중돼서 하루빨리 이 사건에 대한 진실이 한 점 의혹 없이 좀 밝혀질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들께서 적극적으로 좀 도와주셨으면 (하는) 그러한 바람입니다.

    ◇ 김현정> 잊지 않겠습니다. 마지막 그 순간까지 함께하겠습니다. 아버님 힘내시고요. 오늘 어려운 인터뷰 고맙습니다.

    ◆ 박종대> 고맙습니다.

    ◇ 김현정> 고 박수현 군의 아버지 박종대 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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