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 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세월호 참사’가 6.4 지방선거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세월호 사고 수습과 진상 규명, 책임자 처벌, 제도적 개선은 정치권의 당면 과제가 됐다. 여든 야든 국민의 분노와 불안을 해소해주는 쪽이 국민의 선택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따라 여야는 앞다퉈 세월호 문제 해결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8일 새로 선출된 여야 원내사령탑들 역시 세월호를 최우선 해결 과제로 들었다. 주도권 경쟁도 불붙고 있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는 8일 당선 일성으로 “우리 당이 앞장서서 이(세월호) 문제에 접근해 해결하지 않으면 국민적 지지를 받기 어렵다 생각한다”며 “당의 역량을 총동원해 종합 대책을 세우고 5, 6월 중 상임위와 각종 특위를 가동해 문제 해결에 먼저 선제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여야 협력체 제안은 물론 당정청 긴장관계까지 강조했다.
특히, “여야, 정파를 다 떠나 세월호 사태를 계기로 우리 사회의 근본적 적폐를 해결한다면 내용과 형식이 뭐가 중요하겠나”라며 국정조사, 청문회, 특검, 국정감사 등 야당의 모든 요구에 대해 수용 의사를 밝히면서 야당에 이를 위한 조속한 하반기 원 구성을 요청했다.
그는 9일 처음 주재한 주요 당직자회의에서는 ‘능동적’, ‘선제적’이라는 표현을 수차례 사용하며 “기본적으로 우리는 야당 보다 먼저 선제적으로 해야 되지 않겠나. 세월호 문제를 정말 처절한 마음으로 할 것이라는 약속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김재원 신임 원내수석부대표도 이날 첫 국회 브리핑에서 “야당이 주장하고 있는 세월호 특별법, 특검, 국감, 국조, 청문회, 5월 국회 등 어떤 사항과 어떤 요구도 수용할 태세”라며 “문제해결에 도움 되는 방향이라면 어떤 조치라도 선제적으로 앞장서서 수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 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신임 원내대표 역시 세월호 문제를 자신의 첫 번째 임무로 내세웠다.
박 원내대표는 8일 당선 기자간담회에서 “제가 해야하는 가장 첫 일은 세월호 특별법을 국회에서 만들어 통과시키는 일”이라며 5월 국회의 즉각 개회를 요구했다.
그는 다음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서도 “우선 제일 시급한 것은 세월호 국회를 여는 일”이라며 이 원내대표에 대해 “공식적으로 오늘이라도 당장 만나뵙자”고 제안했다.
김한길 공동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6월에는 국정조사 특위를 우선 가동하고 특별법을 통해 범국가적 기구 설치해야 한다”며 “국민의 안전과 삶을 위협하는 모든 기득권을 물리치는 작업을 국회가 주도해야 한다. 죽기 살기로 일하는 국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NEWS:right}
국정조사나 특검 등 진상규명 방법 선택이나 시기 등에서 이견이 있기는 하지만 세월호 문제를 대하는 기본 인식이나 태도는 여야가 동일한 모습이다. 세월호 사태 이후 표출될 민심을 고려한 행보로 분석된다.
24일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에서도 세월호 문제에 대한 여야의 접근법과 태도는 표심에 직결될 것으로 보인다.
용인대 최창렬 교수는 “세월호 참사 수습과 안전대책 마련, 관피아 혁파 등은 정치권의 최우선 과제”라며 “만약 국민이 납득할만한 후속대책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이번 지방선거에서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여당은 세월호 문제를 지방선거에서 정권책임론으로 연결되지 않도록 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고 야당은 특별법 제정과 국정조사 등을 통해 진상규명과 후속대책을 마련하는 대안적 모습을 보이려고 할 것”이라며 “5월 국회에서 시기나 형식 등 구체적인 방법론을 놓고 충돌할 수 있고 이 과정에 대한 국민의 판단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