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오후 6시 27분쯤 울산시 남구 매암동 냉매 생산업체인 후성에서 플랜트 설비인 보일러가 폭발해, 5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사진제공 - 울산남부소방서
울산석유화학공단에서 후성과 SK케미칼 공장에서 폭발과 질식사고가 발생해 근로자 1명이 숨지고 7명이 크게 다쳤다.
최근 석유화학공단내 잇단 사고로 시민들의 불안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가운데, '안전불감증', '기본준수'가 또 다시 지적되고 있다.
지난 8일 오후 6시 27분쯤 울산시 남구 매암동 냉매 생산업체인 후성에서 플랜트 설비인 보일러가 폭발해, 근로자 조모(32)씨가 숨지고 황모(33)씨 등 4명이 다쳤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사고가 있기 전 후성은 보일러 수리를 위해 외부 업체를 불러 작업을 한 뒤 재가동 중 이었다.
지난해 5월 후성에서는 에어컨 냉매로 사용하는 프레온가스가 10여 분간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비슷한 시간, 이날 오후 6시 34분쯤 남구 황성동 SK케미칼 울산공장 옥외 위험물 저장탱크에서 질식사고가 발생했다.
탱크 안에서 청소와 코팅작업을 하던 정모(53)씨 등 3명이 질식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두 사고와 관련해 울산 남부경찰서는 경찰서장을 본부장으로 한 수사본부를 설치했다.
수사본부는 1차 감식을 마친데 이어 2차 국과수 감식을 고려하고 있으며, 두 사고 모두 안전 메뉴얼대로 작업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위법사항이 확인되는 대로 관련자를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울산석유화학공단에서는 지난해 4월 삼성정밀화학 전해공장에서 염소가스가 누출돼 근로자 6명이 다쳤다.
당시 사고는 정기 보수를 마치고 재가동 한 지 2주일 만에 펌프가 고장나면서 발생했다.
같은해 3월에는 한 석유화학 생산업체에서 탱크로리 차량 내부를 청소하던 40대가 질식해 숨지기도 했다.
이처럼 위험 물질을 다루고 있는 석유화학공단의 잇단 사고로 시민들의 불안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석유화학공단내 작업 중 발생하는 사고는 최소한의 안전 의식과 관심만 있어도 상당 부분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산업안전보건공단 울산지도원 최웅 팀장은 "석유화학공단내 화재와 폭발사고를 분석해 보면 화학물질 취급에 대한 한 두가지 중요 수칙을 빼고 작업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또 "질식사고도 밀폐공간내 산소수치 확인이나 보호구 없이 작업을 하다가 발생한 게 상당 수"라며 "안전에 대한 투자는 장기적으로 비용 절감이라는 사업주의 인식 전환과 안전메뉴얼대로 작업하겠다는 근로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기업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안전 관리에 소홀히 하거나 안전 의무를 협력업체에 떠넘기는 점도 문제가 되고 있다.
여기에다 사고 관련자에 대한 적절한 책임 추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도 사고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