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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학부모의 눈물 "애들이 선생님 너무 좋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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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참사] 학부모의 눈물 "애들이 선생님 너무 좋다고…"

    세월호 유가족 학부모, 희생 교사 가족에 눈물의 카네이션 증정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 30일째인 15일 오전 경기도 안산 화랑유원지 사고 희생자 정부합동분향소를 찾은 유가족들이 스승의 날을 맞아 안타깝게 유명을 달리한 선생님들의 영정 앞에 카네이션을 놓고 있다. (윤성호 기자)

     

    "차갑고 어두운 바닷속에서 엄마, 아빠가 지켜주지 못한 자리 대신 지켜주시고 안아주신 스승의 은혜 잊지 못할겁니다."

    단원고등학교 희생자 유가족이 15일 스승의 날을 맞아 희생 교사 7명의 영정에 카네이션을 바쳤다.

    이날 오전 분향소를 방문한 유가족 100여명은 단체로 헌화한 뒤 선생님들의 영정이 모셔진 분향소 왼편으로 가 아이들과 함께 떠난 교사들의 넋을 기렸다.

    유가족들은 혼자 살아남은 죄책감에 스스로 아이들의 곁으로 떠난 강모 교감부터 세월호에서 생일을 맞은 김모 교사까지 붉은 카네이션 화분 7개와 정성껏 쓴 편지를 선생님들의 영정에 바쳤다.

    헌화에 앞서 단원고 2학년 권모군의 형(28)은 유가족이 선생님께 보내는 편지글을 대신 낭독했다.

    권 씨는 "스승의 날을 맞이하여 우리 곁을 떠난 착하고 소중했던 아이들을 대신해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엄마, 아바가 지켜주지 못한 자리를 지켜주고 안아주신 은혜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권 씨는 "지극한 제자에 대한 애정과 스승으로서의 책임감에 저희 엄마,아빠는 그저 죄송한 마음 뿐"이라며 "부디 영면하시고 그곳에서도 저희 아이들 손 꼭 잡아달라"며 울먹였다.

    이날 카네이션 증정에는 희생 교사 5명의 가족들도 함께했다.

    헌화를 마친 학부모들은 먼저 떠난 아이들을 대신해 희생 교사들의 가족에게 붉은 카네이션을 달아드렸다.

    학부모들이 떨리는 손으로 카네이션을 달자 곳곳에서 울음과 한숨이 터져나왔다.

    한 학부모는 "우리 애들이 선생님 너무 좋다고...2학년 되서 정말 너무 좋아했다"며 희생 교사의 아버지 손을 잡고 울음을 터뜨렸다.

    또 다른 학부모는 "정말 죄송하다"며 연신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교사라는 책임감 때문에 자식을 잃은 학부모 앞에서 슬퍼할 수 없었던 희생 교사들의 가족들은 유가족들의 따뜻한 포옹과 진심 어린 위로에 감사하며 함께 눈물을 흘렸다.

    이모 교사의 부모는 "우리 00, 보고 싶어서 어떡하냐, 엄마 어떻게 사냐"며 오열했다.

    이 교사의 아버지는 "네 목소리가 듣고 싶다"고 울먹이며 딸의 영정에 흰 국화꽃을 바쳤다.

    유경근 세월호사고가족대책위 대변인은 "유가족들이 경황이 없어 어제 저녁 늦게서야 다음날이 스승의 날인지 깨닫고 오늘 카네이션 조문을 계획했다"고 전했다.

    유 대변인은 "애들이랑 선생님들이 수학여행 잘 다녀왔으면 오늘 스승의 날 기념 행사를 했을 텐데 우리 부모들이라도 하자는 마음에서 시작했다"며 "우리가 하면 먼저 가 계시는 선생님과 아이들이 좋아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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