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환영 KBS사장. 윤성호기자
KBS 길환영 사장이 사면초가의 위기에 몰렸다.
당초 세월호 사고 편파보도 문제에서 촉발된 불길이 김시곤 전 보도국장의 청와대 보도 개입 문제로 번지면서 길환영 사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내부 구성원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세월호 희생자와 교통사고 사망자 발언으로 보직사퇴한 김시곤 KBS 전 보도국장은 지난 16일 KBS 기자협회 총회에 참석, 재임시절 청와대로부터 수시로 외압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김전국장은 세월호 참사 보도와 관련해 청와대가 전화를 걸어 해경에 대한 비판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으며 자신의 보직 사퇴 과정에서도 청와대의 압력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KBS노동조합(이하 KBS노조)은 길환영 사장을 둘러싼 비리 의혹을 제기했다. 노조는 18일 서울 여의도 KBS 신관 노조사무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길환영 사장의 개인 비리를 적발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감사원에 특별 감사를 청구하는 한편 법률 검토를 거쳐 길환영 사장과 이에 동조한 회사 간부, 자회사 사장 등을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노조가 제기한 길사장의 비리의혹은 미술비 용역계약 및 해외출장비, 특파원 인사개입 등이다.
이에 앞서 전국언론노조 KBS 본부(이하 새노조)에 따르면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진행된 KBS노조의 길환영 사장 신임투표 결과 전체의 97.9%에 해당하는 1081명이 불신임 의사를 밝혔다.
이처럼 KBS내부 구성원들이 전방위적으로 길환영 사장에게 불신의 눈초리를 보내며 사퇴압박을 가하고 있는 가운데 길사장은 지난 18일, KBS '뉴스9'을 통해 통해 “(청와대 개입설은) 김 전 국장의 개인적인 주장으로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아울러 19일 오전에는 팀원 이상 사원들이 참여하는 '사원과의 대화'를 진행하고 오후에는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거론된 현안 관련 입장을 표명할 예정이다.
하지만 KBS기자협회는 이날 오후 열린 비대위회의에서 길 사장이 19일 기자회견에서 사퇴를 거부할 경우 당일 18시부터 제작거부에 들어가기로 결정했다고 밝혀 길사장의 입지가 점점 좁아질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