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로공사가 의욕적으로 영입한 베테랑 세터 이효희(왼쪽)와 센터 정대영.(자료사진=기업은행, GS칼텍스)
프로배구 한국도로공사가 대형 계약을 성사시켰다. 여자부 지각 변동이 일어날 조짐이다.
도로공사는 20일 세터 이효희(34, 173cm)와 센터 정대영(33, 183cm)과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계약 기간은 2년, 금액은 각각 2억 원과 1억 8000만 원이다. 이효희는 현재까지 2억5000만 원의 양효진(현대건설)에 이은 여자부 연봉 2위, 정대영은 1억9000만 원으로 알려진 한송이(GS칼텍스)에 이어 4위다.
이효희는 지난 시즌 IBK기업은행을 이끌며 정규리그 MVP로 선정됐다. 2012-2013시즌에는 창단 첫 통합 우승을 견인했다. 지난 시즌 세트 3위(세트당 10.189개)에 오르는 등 기업은행의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정대영은 지난 시즌 GS칼텍스의 챔피언결정전 정상 등극의 공신이다. 지난 시즌 블로킹 4위(세트당 0.636개)에 올랐다.
두 베테랑의 가세로 도로공사는 포스트시즌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지난 시즌 도로공사는 13승17패 승점 38로 정규리그 4위에 머물렀다.
도로공사는 이번 계약에 대해 "서남원 감독의 우승에 대한 강한 열정이 있었다"면서 "세터 및 센터 포지션의 보강은 물론 두 선수의 각종 국제대회 국가대표 경력 및 프로리그 우승 경험을 도로공사에 이식함과 동시에 기존 선수들과의 시너지를 통해 즉시 우승을 할 수 전력을 갖췄다"고 밝혔다.
▲"우승 의지 대단" 관건은 외국인 선수
이선구 GS칼텍스 감독은 "도로공사가 그동안 한번도 우승하지 못했는데 이번에 의지가 대단한 것 같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어 "우리는 정대영에 베띠까지 이적해 전력 누수가 있다"면서 "현 상황에서 다음 시즌을 위해 전력을 재정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철 기업은행 감독도 "MVP 세터에 정대영까지 갔으니 도로공사가 우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효희의 이적에 대해서는 "'죄송하다'며 장문의 문자가 왔더라. 하지만 그것이 프로 아니겠느냐"고 아쉬워 하면서도 "다음 시즌 어떻게 치를지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단숨에 우승 전력으로만 보기는 어렵다. 가장 중요한 외국인 선수 계약이 남아 있다. 012-2013시즌 득점왕이자 지난 시즌에도 득점 3위(경기당 32.42점) 니콜의 재계약 여부가 미지수다. 구단 관계자는 "사실상 연봉 상한제(28만 달러)로 좋은 선수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2년 연속 챔프전에 맞붙었던 기업은행-GS칼텍스의 양강 구도가 흔들릴 가능성은 높다. 기업은행은 현 멤버 구성상 백업 세터였던 이소진으로 다음 시즌을 치러야 하고, GS칼텍스는 높이에서 전력 누수가 예상된다.
과연 도로공사발 FA 태풍이 여자부 판도를 어떻게 바꿀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