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일까 아니면 연막일까. '홍명보호'의 브라질월드컵 첫 상대 러시아가 기대 이하의 전력으로 평가전을 마쳤다.
파비오 카펠로 감독이 이끄는 러시아는 27일(한국시각)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페트로프스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슬로바키아를 1-0으로 이겼다.
러시아는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랭킹에서 18위에 올라있다. 하지만 46위 슬로바키아에 고전한 끝에 1골 차 승리라는 점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기력은 분명했다. 후반 37분 베테랑 공격수 알렉산드르 케르자코프(제니트 상트 페테르부르크)가 결승골을 뽑은 것이 전부다.
브라질월드컵 유럽지역 예선에서 활용했던 4-3-3이 아닌 4-2-3-1 전술을 시험한 러시아는 중앙 미드필더 빅토르 파이줄린(제니트)이 공격의 시발점 역할로 나섰다. 이고리 데니소프(디나모 모스크바)가 수비적인 역할로 중심을 잡고 그 앞에서 파이줄린의 '프리롤'이 눈에 띄는 모습이다. 이를 통한 공격 전개는 비교적 원활했으나 이렇다 할 득점 기회를 잡지 못한 것이 약점이다.
무엇보다 신체적 조건이 좋은 수비수들이 건재한 모습을 보여 러시아를 첫 승 제물로 꼽는 홍명보 감독의 공격 조합 구상이 더욱 고민스럽게 됐다.
이 경기에 선발 출전한 베테랑 수비수 세르게이 이그나셰비치가 186cm, 바실리 베레주츠키(이상 CSKA 모스크바)가 189cm의 장신이라는 점에서 부담스러운 존재라는 점은 분명하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30세가 넘은 장신 수비수라는 점에서 움직임이 다소 둔한 모습을 노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