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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삼미 이후 32년 만에 '6점대 ERA' 팀 나오나

    '무너진 태양' 한화는 NC와 주중 3연전에서 선발이 조기 붕괴되면서 모두 51점, 평균 17점을 내주는 수모를 겪었다. 사진은 한화 선발 3연전 선발로 나섰던 이태양(왼쪽부터)-클레이-앨버스.(자료사진=한화 이글스)

     

    과연 역대급 타고투저 시즌이다. 사상 첫 팀 평균자책점(ERA) 5점대 시대가 열릴 조짐이다.

    29일 현재 9개 팀들의 ERA는 5.13이다. 지난 1999년 4.98을 넘는 역대 최고 수치다. 이대로라면 1982년 출범 이후 프로야구에서 첫 5점대 ERA도 가능하다.

    4점대 ERA를 찍고 있는 팀은 삼성과 NC, 두 팀에 불과하다. 막강 불펜을 자랑하는 삼성이 4.02를, 풍부한 선발이 강점인 NC는 4.10을 기록 중이다. 이들은 팀 순위에서도 1, 2위를 달리고 있다.

    한화는 무려 5.92로 6점대 ERA의 불명예도 안을 태세다. NC와 3연전에서 흠씬 두들겨 맞으며 ERA도 훌쩍 높아졌다. NC는 3일 동안 51점을 쏟아부으며 한화 마운드를 초토화시켰다. 이외 KIA(5.71), SK(5.60) 등도 조금만 노력(?)하면 6점대 ERA가 가시권에 들어온다.

    역대 프로야구에서 팀 ERA가 6점대인 경우는 딱 한번 있었다. 프로 원년인 1982년 삼미가 찍은 6.23이다. 당시 삼미는 15승65패 승률 1할8푼8리 역대 최약팀이었다. 프로야구 32년 역사상 유일한 6점대였다.

    이후 2000년 SK가 5.99로 간신히 6점대를 면했다. 이전까지 역대 최고 타고투저 시즌이던 1999년에도 쌍방울이 5.85로 마지막 자존심은 지켰다.

    ▲외국인 타자 가세…좁은 스트라이크존 원인

    팀 성적에서 3위인 두산(5.17)과 4위 넥센(5.51)도 상위권 팀이 무색할 정도다. 다만 두산은 팀 타율 1위(3할1푼3리), 넥센은 팀 홈런 1위(61개)의 방망이로 벌충하고 있다. 롯데와 LG도 팀 ERA 5.10으로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올 시즌 타고투저 현상은 일찌감치 예상됐다. 외국인 타자의 가세로 만만한 타자들이 없어진 투수들의 부담감이 커졌다는 것. 양상문 LG 감독은 해설위원 때부터 "팀 타격 실력에서 9번째 타자가 없어지고 1, 2위를 다투는 타자가 왔다"면서 "투수들이 쉬어갈 타순이 없어졌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좁아진 스트라이크 존도 한몫을 했다는 지적이다. 깐깐한 존에 회심의 승부구가 볼이 되면서 카운트가 몰리는 투수들이 던질 공이 없다는 것이다. 경기당 볼넷은 8개로
    2012년(6.95개), 지난해(7.55개)보다 늘어났다.

    경기 시간도 29일까지 3시간 26분으로 역대 최장이다. 가장 길었던 2009년 3시간22분보다 4분 늘었다. 투수들이 지치는 여름이면 더 심화할 전망이다. 김응용 한화 감독은 "올 시즌 판정은 오심보다 스트라이크 존이 더 문제"라면서 "존이 너무 좁아서 투수들이 다 죽는다"고 꼬집은 바 있다.

    화끈한 타격전은 야구의 재미를 높여줄 수 있다. 그러나 과하면 질리기 마련이다. 도 넘은 방망이 득세 시대,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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