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장 후보가 29일 오후 서울 용산가족공원에서 열린 플래시몹 "원순씨 박묵자!" 행사에 참석해 참석자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윤창원기자
6.4 지방선거 전 마지막 주말인 31일 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는 ‘조용한 선거’ 기조를 이어가며 서남부 지역을 집중 공략했다. 특히 박 후보는 새누리당 정몽준 후보의 ‘농약 급식’ 공세에 대한 대응을 자제하며 유세 활동을 펼치는 한편, ‘행동하는 시정’을 거듭 강조하며 막판 표심 굳히기에 주력했다.
박 후보는 이날 오전 강서구에 위치한 마곡실내배드민턴장을 찾아 시민들과 가볍게 배드민턴을 치는 것으로 유세활동을 시작했다. 곧바로 인근 ‘방화근린공원’을 찾은 박 후보는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며 공원에 불법 주차된 차량과 시설들을 점검했다.
박 후보는 동행한 새정치연합 노현송 강서구청장 후보를 비롯한 기초의원 후보들에게 “선거 운동을 위해 돌아다니는 건 공해다”며 “서울시 전역에 해결할 일이 많은데 평소 사무실에 있다가 선거 때만 거리를 돌아다니면 무슨 소용이겠냐”고 반문했다.
이어 “평소에 4년간 죽어라 일했다고 말하면 되지 않겠냐”며 “다음 선거 때는 선거운동을 일체 하지 않는 건 어떻겠냐”고 말하기도 했다. 정몽준 후보를 비롯한 새누리당의 총공세를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동시에 행동하는 시정 운영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이후 강서구 까치산 시장을 방문한 박 후보는 “조금 전에 어느 할머니 한 분이 폐지를 줍는걸 봤다”며 “쓰레기 정거장 제도라는 걸 만들어 동네 노인 분들이 분리수거도 하고, 재활용률을 높일 수 있도록 해서 월 100만원 수입을 얻게 하겠다”고 자신의 공약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예전에는 연말에 보도 블록을 다 파헤쳤었는데 지금은 그런 게 싹 사라졌다. 덕분에 예산 낭비를 막고, 시민 편의는 증진시켰다”며 “앞으로 서울을 완전히 바꿔놓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지난주 기자회견을 통해 “새누리당 정몽준 후보의 네거티브 공세에 일절 대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는 박 후보는 최근 논란이 된 ‘농약 급식’에 대해서도 최대한 언급을 자제했다.
이날 오후 양천구 양천공원에서 ‘50~60대 베이비부머 세대 가족’ 100여명과 도시락으로 점심식사를 함께한 박 후보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후보가 “박 후보가 정몽준 후보에게 부당하게 공격 받고 있다”면서 ‘농약 급식’ 관련 이야기를 꺼내자 “식사나 하자”며 언급을 회피했다.
식사를 마친 박 후보는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배낭과 운동화를 착용한 채 양천구 목동과 영등포구 일대를 돌며 거리 유세를 이어나갔으며, 문래역에서 영등포 지역 후보들의 유세를 지원하는 것을 마지막으로 이날 일정을 마쳤다.
박 후보 측 진성준 대변인은 “박 후보가 31일 강서-양천-영등포구 순회를 마지막으로 서울 25개 전 지역구를 일주했다”며 “선거운동 시작 이래 유세차와 대규모 조직 동원을 버리는 대신 배낭을 메고 걸으며 시민을 만나 왔다”고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진 대변인은 “박원순 시장과 캠프는 내일부터 3일 동안 총력전에 들어간다”며 “작고 조용한 선거운동 기조는 변함없이 지속될 것”이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