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군부가 쿠데타 후 반대파 인사 소환과 검거를 계속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왕실 모독 혐의자들을 줄줄이 소환했다.
8일 현지언론에 따르면 최고 군정기관인 국가평화질서회의(NCPO)는 '레드셔츠' 운동가인 짜끄라폽 까이 전 총리실 장관, 질스 웅빠꼰 전 쭐라롱껀 대학교수 등 20여명을 왕실모독 혐의로 소환했다.
짜끄라폽 전 장관은 국내외에서 쿠데타 반대 운동을 이끌기 위해 해외에 망명정부와 유사한 조직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인물로, 현재 캄보디아에 거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NCPO는 이들이 소환에 응하지 않으면 군법재판에 회부하겠다고 경고했다. 태국은 국왕, 왕비, 왕자 등 왕실을 모독하면 최고 15년형에 처할 수 있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은 올해 86세로 국민들로부터 광범위한 존경을 받으며 국가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으나, 정치권은 이 법을 정적 탄압이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악용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NCPO 대변인은 이번 소환 조치가 사회 체제와 질서를 어지럽히는 왕실 모독 혐의자들에 대한 처벌이 지지부진하다는 여론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프라윳 찬-오차 NCPO 의장은 육군에 국내에서 활동 중인 왕실모독 혐의자 검거 활동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정치 관측통들은 군부의 왕실모독 언행 단속은 반대파 소환, 언론 및 인터넷 검열 강화에 이어 군정의 사회통제를 강화하려는 포석이라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