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두리 SBS 해설위원 (SBS제공)
세계인의 축제 브라질월드컵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비록 홍명보호의 전운이 썩 밝은 것은 아니지만 월드컵을 기대하는 지상파3사의 각오는 남다르다. 지난 2010 남아공월드컵이 SBS의 단독중계로 진행된데 반해 이번 브라질월드컵은 무려 8년만에 지상파3사가 중계경쟁을 펼치는 만큼 방송 3사는 본격적인 승부를 앞두고 최종적으로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방송3사는 이번 브라질월드컵에 한국축구가 최초로 4강에 진출했던 2002월드컵 주역들을 대거 해설위원으로 기용했다. SBS 차두리, MBC 안정환, 송종국, KBS 이영표, 김남일 해설위원 등은 대한민국이 최초로 월드컵 4강 신화를 썼던 2002월드컵 당시 태극전사로 활동했다. 2002년 이후 12년만에 해설위원으로서 브라운관에서 격돌하는 이들의 장외경쟁, 과연 승자는 누가 될지도 관심사다.
▶차두리VS 안정환 VS 김남일, 입담배틀의 주인공은?
안정환 MBC해설위원 (MBC제공)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SBS차두리 해설위원과 MBC 안정환 해설위원, KBS 김남일 해설위원의 입담경쟁이다. 이들은 상대적으로 차분한 차범근(SBS), 송종국(MBC), 이영표(KBS)해설위원에 반해 다소 거칠지만 유머있는 해설로 팬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가장 돋보이는 인물은 단연 안정환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만화주인공 테리우스를 닮은 외모와 반지에 입을 맞추는 세리모니로 '반지의 제왕'으로 불렸던 그는 최근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과거와는 사뭇 다른 구수한 이미지로 사랑받고 있다.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서 후배 구자철에 대해 "싸XX없는 후배"라고 직설적으로 표현하거나 튀니지전 해설 당시 "외로워요, 공격수를 혼자 놔두면 안됩니다"라고 말한 게 대표적인 예다. MBC 관계자는 "MBC '라디오스타' 이후로 안정환에 대한 대중의 호감도가 높아졌다"라며 "달변가는 아니지만 김성주같은 베테랑 캐스터가 물꼬를 터주면 안정환 해설의 매력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SBS차두리 해설위원도 만만치 않다. 아버지 차범근 해설위원이 풍부한 경험과 차분한 해설로 축구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면 차두리는 보다 젊고 신선한 시각으로 아버지가 미처 캐치하지 못하는 면을 유머러스하게 전달한다는 평가다. 그는 2006년 독일월드컵,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 이어 올해 브라질월드컵에서 세번째로 해설에 도전한다. 따라서 올해 처음으로 해설을 맡은 안정환, 김남일 해설위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험도 풍부하다.
KBS 김남일해설위원과 김보민 아나운서 (KBS제공)
KBS 김남일 해설위원은 의외의 다크호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일월드컵 당시 '진공청소기'라는 애칭으로 사랑받았던 그는 평소에도 통쾌하고 거침없는 입담을 자랑한다. 더불어 아내 김보민 KBS아나운서의 특별코치까지 받아 평소보다 정제되면서도 유머는 넘치는 해설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