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의 코린치앙스 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월드컵 개막전에서 브라질의 마루셀루(사진 오른쪽)가 찬 공이 브라질 골문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GetttyImages/멀티비츠 제공)
"거기서 고개를 떨궜다면 더 어려워졌을 것이다."
브라질-크로아티아의 2014 브라질월드컵 개막전이 열린 13일(한국시간) 아레나 코린치앙스.
전반 11분 브라질 수비수 마르셀루의 자책골이 나왔다. 크로아티아 이비카 올리치의 땅볼 크로스가 니키차 옐라비치의 발에 맞고 뒤로 흘렀고, 달려들던 마르셀루의 발에 맞고 골문으로 빨려들어갔다.
브라질의 월드컵 첫 자책골. 월드컵 역사상 개막 축포가 자책골로 기록된 것도 이번이 처음이었다.
하지만 브라질은 전반 29분 네이마르가 동점골을 터뜨렸고, 후반 26분에는 네이마르가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경기를 뒤집었다. 그리고 후반 추가시간 오스카가 개막전의 대미를 장식했다. 3-1 승리.
마르셀루도 자책골을 잊고 부지런히 뛰어다녔다. 오른쪽 측면을 쉴 새 없이 움직이며 9.211km를 뛰었다. 패스도 52개를 성공시켰다.
마르셀루는 경기 후 피파 홈페이지를 통해 "경기장이 조용해졌다. 팀에 더 나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면서 "거기서 고개를 떨궜다면 더 어려워졌을 것이다. 내 축구 인생도 끝났을 것이다. 내가 한 일이 아니라 생각하는 것이 최우선이었다"고 돌아봤다.
잠시 조용했던 경기장도 곧 뜨거워졌다. 브라질 팬들은 마르셀루의 이름을 외치며 힘을 불어넣었다.
2골을 몰아치며 맨 오브 더 매치에 뽑힌 네이마르도 "축구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마르셀루를 위로했고, 마르셀루도 "자책골 후 팬들이 바로 뒤에서 내 이름을 외쳤다. 동료들 역시 나를 다독였다"면서 "덕분에 자책골 상황을 잊고, 곧바로 경기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