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의 페페가 그라운드에 앉아 얼굴을 만지고 있는 독일의 토마스 뮐러를 기습해 얼굴에 헤딩을 하고있다. 페페는 즉각 레드카드를 받았다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제공)
페페는 가끔 '깡패'처럼 보인다. 스페인의 명문 구단 레알 마드리드 소속이고 포르투갈 대표팀의 주축 선수이지만 다혈질 성격 탓에 구설수에 오를 때가 한두번이 아니었다.
가장 유명한 장면은 2011-2012시즌 스페인 국왕컵 8강전에서 맞이한 '엘클라시코'에서 나왔다. 페페는 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의 손을 밟는 어이없는 행동으로 빈축을 샀다.
당시 멀리서 TV로 경기를 지켜보던 웨인 루니가 SNS에 "얼마나 멍청한 행동인가"라는 글을 남겨 화제를 모았다. 일부 팬들은 악동이 악동을 비난한다며 흥미롭다는 반응을 보였다.
루니가 SNS에 또 한 차례 글을 남겨야 할지도 모르겠다. 페페가 또 사고를 쳤다.
페페는 17일(한국시간) 브라질 사우바도르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G조 독일과의 경기에서 포르투갈이 0-2로 뒤진 전반 37분 어처구니없는 행동 탓에 레드카드를 받았다.
페페는 볼 경합 과정에서 독일의 선제골을 터뜨린 토마스 뮐러에게 반칙을 범했다. 뮐러와의 계속된 신경전에 불만이 있었을까. 페페는 앉아있는 뮐러의 머리를 머리로 가격했다.
공이 아닌 사람 머리에 헤딩을 한 것이다. 축구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심판은 주저없이 레드 카드를 꺼냈다.
어떻게든 반전의 계기를 찾아야 했던 포르투갈은 페페의 퇴장으로 인해 희망이 사라졌다. 이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전방 고립이 심화됐다. 결국 0-4 완패를 당했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아 신경이 거슬린다고 해도 참아야 할 때는 참아야 한다. 포르투갈의 이날 경기는 16강 진출 여부가 결정되는 조별리그 최종전이 아니었다. 첫 경기였다.
로이터 통신은 경기 후 "페페의 징계가 3경기 출전 정지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레드 카드에 의한 징계는 보통 1경기 출전정지로 끝나지만 폭력적인 행동으로 인한 퇴장일 경우 국제축구연맹(FIFA)의 심의 결과에 따라 징계 수위가 더 높아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