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스페인의 '티키타카'.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제공)
스페인 축구의 대명사는 '티키타카'다. 스페인어로 "탁구공이 왔다갔다 한다"는 뜻의 '티키타카'는 짧은 패스로 경기를 풀어가는 스페인 축구의 상징어가 됐다. 유로 2008을 시작으로 2010년 남아공월드컵, 유로 2012까지 스페인의 메이저대회 3연속 우승 비결이 바로 '티키타카'였다.
하지만 변화가 없었다. 결국 스페인의 '티키타카'는 2경기 1득점, 7실점, 그리고 2연패와 함께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성적으로 2014년 브라질월드컵을 일찌감치 끝냈다.
스페인의 '티키타카'는 변함이 없었다.
1-5로 크게 진 네덜란드전에서도 스페인은 볼 점유율에서 57-43으로 앞섰다. 패스 성공 횟수도 560-317로 압도적인 우위였다.
하지만 네덜란드는 두 번 지지 않았다. 남아공월드컵 결승에서 0-1로 패한 경험이 있는 네덜란드는 해법을 들고 나왔다. 스리백을 세워 가운데 수비를 강화했고, 중원을 두텁게 해 스페인의 자랑인 미드필더진을 압박했다. 그리고 빠른 역습으로 스페인을 완벽하게 제압했다. 스페인의 기록은 허물에 불과했다.
칠레전도 마찬가지였다. 기록으로 보면 스페인이 볼 점유율 56-44, 패스 성공 횟수 579-332, 모두 앞섰다.
그럼에도 스페인은 또 0-2로 졌다. 칠레가 스페인을 상대로 들고 나온 카드 역시 네덜란드의 전술이었다. 호주전에서 4-1-3-2를 썼던 칠레는 스페인전에서는 네덜란드처럼 3-4-1-2로 전환했다. 그리고 대어를 잡았다. 이번에도 기록은 단순한 기록일 뿐이었다.
기록만 보면 분명 '티키타카'는 이번 월드컵에서도 나쁘지 않았다.
문제는 변화였다. 3개 대회 연속 우승을 한 만큼 전술은 이미 파악됐다. 하지만 스페인은 늘 잘 했던 것만 고집했다. 한 마디로 뻔한 축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