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팬들은 나이지리아의 축구 선수 야쿠부의 이름을 잊지 못한다. 2010 남아공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 한국이 1-2로 뒤진 후반 20분 아무도 없는 골문 앞에서 어린 아이가 차도 넣을 수 있었던 기회를 놓친 선수다.
야쿠부가 때린 공은 골포스트를 맞고 튀어나왔다. 이 장면은 한국의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에 기여한 '도움'이나 다름 없었다. 네티즌들은 야쿠부의 슈팅을 두고 영화 '친구'의 명대사를 패러디해 '니가 가라 16강슛'이라고 명명했다.
일본 축구 대표팀이 야쿠부가 놓친 기회만큼이나 아까운 기회를 놓쳤다. 16강 진출 가능성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일본은 20일(한국시간) 2014 브라질월드컵 C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10명이 싸운 그리스를 상대로 0-0 무승부에 그쳤다.
그리스는 전반 38분 주장 코스타스 카추라니스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해 위기를 맞았다. 그런데 그리스는 원래 수비에 중점을 두다가 역습을 노리는 축구를 하는 팀이다. 10명 만으로도 충분했다. 그만큼 일본은 날카롭지 못했다.
일본은 10명이 뛴 그리스를 상대로 공세를 퍼부었고 좋은 기회도 많았다.
후반 23분, 페널티박스 안쪽 우측 지역에서 우치다가 반대쪽을 향해 땅볼 크로스를 전달했다. 공은 수비수와 골키퍼를 지나 반대쪽 골포스트 앞으로 향했고 때마침 오쿠보가 쇄도하고 있었다.
정확히 갖다대기만 하면 충분히 넣을 수 있는 기회였다. 주위에 수비수는 없었고 골키퍼는 반대쪽 골포스트와 더 가까운 위치에 서있었다. 그러나 오쿠보가 때린 공은 하늘 높이 치솟았다.
일본은 3분 뒤 다시 한번 좋은 기회를 잡았다. 문전 앞에서 수비수가 공을 걷어내지 않고 드리블을 하는 실수를 했다. 공이 멀리 흘러나오는 순간 우치다가 문전으로 향했다. 그 앞에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우치다의 슈팅은 골문 옆으로 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