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네르 발렌시아.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제공)
에콰도르의 발렌시아하면 당연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는 안토니오 발렌시아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그 생각이 조금 달라질 것 같다. 안토니오 발렌시아가 아닌 에네르 발렌시아가 먼저 생각날 것으로 보인다.
발렌시아는 21일(한국시간) 브라질 쿠이아바의 아레나 다 바이사다에서 열린 온두라스와 2014년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E조 2차전에서 혼자 2골을 몰아쳤다.
에콰도르는 온두라스를 2-1로 꺾고, 16강 진출 가능성을 살렸다. 1승1패를 기록한 에콰도르는 26일 프랑스전 결과에 따라 16강 진출 여부가 결정된다. 온두라스는 이번에도 월드컵 첫 승에 실패하면서 탈락이 확정됐다.
1패씩을 떠안고 있는 상황. 1승이 절실한 두 팀이 만난 만큼 치열한 공방전이 펼쳐졌다.
온두라스가 먼저 치고 나갔다. 전반 31분 최후방에서 올라온 패스를 카를로 코스틀리가 잡았다. 에콰도르 수비수 호르헤 구아구아와 경합에서 이긴 덕분에 앞 공간이 텅 비었고, 코스틀리는 왼발로 에콰도르 골문을 활짝 열었다.
에콰도르도 곧바로 반격했다. 정확히 3분 후 에네르 발렌시아가 동점을 만들었다. 후안 파데레스가 다소 무리한 슈팅을 날렸지만, 공이 수비수에 맞고 반대편으로 흘렀다. 그리고 에네르 발렌시아가 달려들어 가볍게 밀어넣었다. 선제골을 넣은 뒤 월드컵 첫 승 상상에 들뜬 온두라스를 단 3분 만에 가라앉힌 골이었다.
에네르 발렌시아의 활약을 끝나지 않았다.
후반 20분에는 월터 아이오비의 프리킥을 머리로 받아넣었다. 179cm의 크지 않은 신장이지만, 빼어난 탄력으로 수비수 사이에서 공을 따냈다. 이번 월드컵에서만 세 골째로 로빈 판 페르시, 아르연 로번(이상 네덜란드), 카림 벤제마(프랑스), 토마스 뮐러(독일)와 함께 득점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