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리에서 열린 한국과 알제리의 경기에서 슬리마니가 정성룡의 수비를 뚫고 슛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제공)
정성룡은 월드컵 6경기에서 13실점을 했다.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에서 뛰는 류현진도 최근 6경기에서 13실점을 했다.
같은 기록, 의미는 완전히 다르다.
영국 언론 '스카이스포츠'는 23일(한국시간) 2014 브라질월드컵 알제리와의 H조 2차전에서 4골을 허용한 한국의 수문장 정성룡에 대해 "재앙같은 경기력이었다"고 일침을 날렸다.
'스카이스포츠'는 정성룡에게 평점 4점을 부여했다. 양팀 선수들을 통틀어 가장 낮은 점수다. 심지어 후반 교체 출전해 "임팩트가 없었다"는 평가를 받은 지동원조차 평점 5점을 받았는데 말이다.
정성룡 만을 탓할 수는 없다. 홍명보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중앙 수비수가 전혀 되지 않았다. 미드필더와 수비수의 소통이 전혀 없었다. 그러다 보니 수비수들이 부담이 컸다"고 말했다. 수비가 흔들리면 골키퍼는 재앙같은 경기를 치를 수밖에 없다.
그래도 아쉽다. 어쨌든 4실점에 대한 최종 책임은 골키퍼에게 있기 때문이다.
특히 두 번째 실점 장면이 아쉬웠다.
한국은 전반 26분 슬리마니에게 선제골을 내줬고 2분 만에 코너킥 상황에서 실점했다. 정성룡이 골문을 비우고 펀칭을 하기 위해 몸을 날렸다.
골키퍼가 과감하게 움직일 때는 몸을 사려서는 안되고 전투적이어야 한다. 그런데 그 앞에 공간이 너무 넓었다. 그 빈틈을 라피크 할리시가 잘라 들어가 헤딩골을 터뜨렸다. 정성룡은 한발 뒤에서 멀리 팔을 뻗어 공을 쳐내려고 했다. 공간 싸움에서 지는 순간 다음은 없다.
정성룡은 2010 남아공 대회 아르헨티나(1-4 패배)전에 이어 두 대회 연속 한 경기 4골을 허용하는 굴욕을 경험했다.
정성룡은 남아공에서 첫 경기 그리스전을 실점없이 마쳤지만 아르헨티나(4골), 나이지리아(2골), 우루과이(2골)전에서 연거푸 멀티골을 얻어맞았다. 이번 대회에서는 러시아전에서 1골을, 알제리전에서 4골을 허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