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에서 4-2 대승을 거둬 자국 언론과의 갈등에 마침표를 찍은 바히드 할릴호지치 알제리 축구 대표팀 감독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제공)
"이제는 할리호지치 감독님을 100% 믿겠습니다!"
엄청난 시청률을 자랑하는 막장 드라마가 따로 없다. 3년을 이어온 지긋지긋한 싸움이 월드컵 1경기 승리로 눈 녹듯 사라졌다. 물론 그 막장 드라마의 최대 피해자는 '홍명보호'다.
한국과 알제리의 2014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공식 기자회견이 열린 지난 22일(한국시각) 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리의 에스타디오 베이라히우. 이날 기자회견장에서는 알제리의 바히드 할리호지치 감독과 알제리 언론이 벌이는 격렬한 언쟁이 최고 하이라이트였다.
할리호지치 감독은 지난 2011년 알제리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뒤 훈련장면을 철저하게 비공개하며 자국 언론과 대립하기 시작했다. 갈등이 극에 달했던 최근에는 선수와 감독의 내분설까지 보도되는 등 월드컵을 앞두고 흉흉한 소식이 끊이지 않았다.
월드컵이 시작된 뒤에도 할리호지치 감독과 알제리 언론의 싸움은 계속됐다. 벨기에전 역전패 이후 한국과 경기에서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던 할리호지치 감독은 결국 폭발했다. 그는 한국전 기자회견 도중 알제리 기자들을 향해 언성을 높이며 자신을 음해하지 말 것을 공개 요청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모습을 본 알제리 기자들은 코웃음을 치며 비웃을 뿐이었다.
하지만 불과 하루 만에 이들의 모습이 완전히 바뀌었다. 한국을 상대로 완벽한 경기력으로 4-2 대승을 거두자 할리호지치 감독을 향해 드리웠던 불신의 시선이 완벽하게 사라졌다.
경기 기자회견에 나선 알제리 기자들은 오히려 자신들의 건전한 비판이 할리호지치 감독과 알제리 국가대표팀의 승리를 이끌었다고 스스로 평가하며 할리호지치 감독에게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다. 자신을 향해 날카로운 창을 들이밀던 알제리 기자들의 극적인 변화에 할리호지치 감독도 다소 분이 사그라진 모습이다.
"알제리 기자들이 나를 비난하는 이유를 나도 모르겠다"고 입을 연 그는 "3년 전에 처음 알제리에 갔을 때는 모든 것이 엉망이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 결과 이제는 FIFA 랭킹도 아프리카에서 가장 높은 팀이 됐다"고 자신의 성과를 자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