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월드컵을 끝으로 국가대표 경력을 마무리하는 스페인의 다비드 비야가 감각적인 슈팅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제공)
'무적함대' 스페인이 다비드 비야(33·FC 뉴욕시티)의 눈물과 함께 2014 브라질월드컵 무대를 마무리했다.
2006년 독일 대회에서 치른 월드컵 데뷔전에서 2골을 몰아넣었던 비야. 이후 월드컵 데뷔 경기에서 2골 이상을 넣은 선수가 나온 것은 이번 대회 개막전에서 2골을 기록한 브라질의 네이마르가 처음이었다.
비야가 브라질월드컵 첫 출전 경기이자 자신의 스페인 대표팀 마지막 경기에서 환상적인 골을 터뜨리며 국가대표 경력을 마무리했다. 스페인도 나름 유종의 미를 거뒀다.
24일(한국시간) 브라질 쿠리치바의 아레나 다 바이사다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B조 스페인과 호주의 경기. 이미 탈락이 결정된 팀들의 대결로 긴장감은 떨어졌지만 몰락한 '디펜딩 챔피언' 스페인이 유종의 미를 어떻게 거두느냐에 관심이 쏠렸다.
지난 2경기에서 페널티킥으로 1골을 넣었을 뿐, 필드골을 기록하지 못했던 스페인. 그 갈증을 풀어준 선수는 다름 아닌 비야였다.
비야는 전반 36분 후안 프란의 크로스를 받아 문전에서 오른발 뒤꿈치로 슈팅하는 감각적은 플레이로 골을 만들어냈다. 비야의 재치가 몸을 던질 준비를 하던 호주 골키퍼의 타이밍을 무너뜨렸다.
이후 스페인은 마치 한을 풀듯이 공세를 계속해 결국 3-0으로 승리, 이번 대회 2패 뒤 첫 승을 신고했다. 후반 들어 토레스와 마타가 추가 골을 넣었다.
비야는 스페인 대표팀 은퇴를 선언하며 비장한 각오로 브라질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러나 비센테 델 보스케 감독은 첫 2경기에서 비야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 그 사이 스페인은 네덜란드(1-5)와 칠레(0-2)에 굴욕적인 패배를 당했다.
다비드가 비야가 국가대표 마지막 경기를 마치고 벤치에서 고개를 숙인 채 아쉬워 하고있다 (사진 = 트위터 캡처)
스페인의 아픔을 벤치에서 지켜봐야했던 비야는 이날 한을 풀었다. 후반 11분, 비야가 마타와 교체돼 벤치로 걸어들어올 때 스페인 동료들은 기립박수를 치며 '레전드'의 마지막 순간을 격려했다.
비야는 벤치에서 고개를 숙인 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눈가에는 눈물이 고여있었다. 자신의 마지막 월드컵을 3경기 만에 마칠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